이 책은 글에 대한 요리책이다. 거창한 이론 혹은 ‘바람직한’ 글쓰기를 논하는 비평서가 아니다.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기자질 24년 동안 얻은 글쓰기 원칙이 여기 다 있다. 장담컨대, 이 책을 순서대로 꼼꼼하게 한 번만 읽으면 글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다. 원칙만 알면 그 두렵던 글이 만만하게 보인다. 그래서 두 번째 읽으면 글을 쓰게 된다. 글이 이렇게 쉬웠어? 하고 고개를 갸웃갸웃하면서 스르륵 컴퓨터를 켜고 원고지를 꺼내게 된다. 세 번은 필요 없다. 두 번째 독서에서 쳐 놓은 밑줄만 다시 보면 된다. 그 때부터 이 책은 참고서가 아니라 요리책이다. 내가 말하지 않았는가. 복잡한 원칙은 원칙이 될 수 없다고. 원칙은 간단하다. 밑줄 친 문장이든, 아니면 꼼꼼하게 만든 목차이든, 간략하게 정리된 그 원칙들만 원고지나 모니터 옆에 두고 수시로 읽어보라. 독서를 잘한 사람이라면 네 번 째에는 이 책이 필요 없다. 이 책을 읽는 방법도 명확하다. 읽고, 체화하고, 팽개쳐라.
<제1장> 글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
철칙1. 쉬움 : 글은 쉬워야 한다.
철칙2. 짧음 : 문장은 짧아야 한다.
철칙3. 팩트 : 구체적인 팩트가 있어야 한다.
<제2장> 글쓰기의 기본 원칙
글은 생산자인 필자가 아니라 소비자인 독자를 만족시켜야 한다. 좋은 글쓰기에 대해 고민하는 목적은 독자를 감동시키기 위함이고 고민하는 대상은 좋은 글을 구성하는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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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사람 조지오웰은 소설가다. 《1984》, 《동물농장》 같은 소설을 썼다. 70년 전인 1946년 오웰이 《정치와 영어》라는 수필에서 내놓은 글쓰기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인쇄물에서 흔히 본 직유, 은유는 ‘절대’ 쓰지 않는다. 2. 짧은 단어를 쓸 수 있을 때는 ‘절대’ 긴 단어를 쓰지 않는다. → 효율적인 글쓰기 강조 3. 빼도 상관없는 단어는 ‘반드시’ 뺀다. 4. 능동태를 쓸 수 있다면 ‘절대’ 수동태를 쓰지 않는다. 예컨대 ‘그 남자가 개한테 물렸다’라고 쓰기 보다는 ‘개가 남자를 물었다’ 라고 쓴다. 5. 일생생활용어로 대체할 수 있다면 외래어나 과학용어, 전문용어는 ‘절대’ 쓰지 않는다. → 간단하게 말하면 어려운 글을 쓰지 마라, 돌려 말하면 잘난 척 하지 말라는 이야기 6. 대놓고 상스러운 표현을 쓸 수밖에 없다면 위 다섯 원칙을 깨버린다. → 글은 문자로 기록된 말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품격 있는 글을 쓰자 |
⦁ 좋은 글이 가지는 특징
1. 좋은 글은 팩트다.
2. 좋은 글은 구성이 있다.
3. 글의 힘은 첫 문장과 끝 문장에서 나온다.
4. 좋은 글은 리듬이 있다.
5. 좋은 글은 입말로 쓴다.
6. 좋은 글은 단순하다.
7. 좋은 글은 궁금함이 없다.
<제3장> 글 디자인에서 생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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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산방향 결정 ∙ 글의 주제와 소재 정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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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재료 수집 ∙ 주제와 소재에 맞는 글 재료 수집 ∙ 기억, 경험, 책, 신문, 인터뷰, 검색자료 등 주제에 필요한 재료 망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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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상품 설계 ∙ 수집한 글 재료를 주제에 맞게 배치, 글을 구성하는 단계 ∙ 기승전결 / 서론 본론 결론 등 저마다 논리에 맞게 글 구성 ∙ 소제목, 단락을 구분해 메모를 하며 수집한 글 재료 분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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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재료 수집 ∙ 실제로 글쓰기 ∙ 설계 과정에서 만든 메모에 근거해 그 순서대로 글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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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검수 ∙ 초고를 완성하고 다시 읽어보기 ∙ 독자들에게 흥미를 줄 수 있는지 독자 입장에서 읽어보기 ∙ 문장 하나하나의 ‘리듬’과 ‘길이’를 감안해 읽어보기 ∙ 문법적인 오류 여부 검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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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설계 수정 및 재조립 ∙ 다시 읽어보는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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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소비자 재검수 ∙ 수정된 글 다시 읽기 ∙ 글을 생산한 필자가 아니라 글을 읽을 독자가 담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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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완성 |
<제6장> 재미있는 글쓰기2 - 기승전결
記(기)는 ‘일으켜 세울 기’다.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는 기상 할 때 쓰는 기 자다. 글에서 ‘주제를 일으키는 단락’을 뜻한다. 명심하자. 주제 그 자체가 아니라 ‘주제를 일으키는’ 단락이 기다.
承(승)은 기에서 일으켜 세운 주제를 발전시키는 단계다. 이을 승이다. ‘비슷한 이야기’로 앞에서 튀어나온 주제를 이어가는 단락이 승이다. 그 다음이 轉(전)이다. 장면과 메시지를 새롭게 전환시키는 단계다. 전은 ‘펼치다’라는 전이 아리나 ‘돌린다’는 뜻이다. 즉, 장면전환을 뜻한다. 고수는 언제나 마지막 칼을 숨긴다. 어디에? 轉 속에 숨긴다. 전을 구성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은 전에 해당하는 단락을 빼보는 것이다. 첫째, 그 문단 혹은 의미 단위를 완전히 덜어내고서 앞뒤를 연결해 읽어 봤을 때 무난하게 읽혀야 한다. 둘째, 무난하긴 한데 뭔가가 허전해야 한다. 허전하지 않으면 그 단락은 불필요한 단락이고 허전하면 ‘있으면 글이 더 재미있어지는’ 전이다. 그리고 나서 결(結)로 전체를 묶어서 정리를 하면 글이 끝난다. 결은 맺는다는 뜻이다. 매듭을 어설프게 지으면 풀어진다. 매듭은 ‘꽁꽁’ 묶어서 풀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게 결이다.
<제8장> 관문 - 마지막 문장 (글 문을 제대로 닫는 방법 : 마지막 문장 다스리기)
(1) 화려할 필요는 없다.
- 주어와 술어로 구성된 단순한 문장일수록 감동은 커진다. 다시 말해서, 힘을 빼라.
(2) 따로 놀아서는 안 된다.
- 좋은 마지막 문장은 지금까지 필자가 말한 모든 팩트를 종합하는 문장이다, 혼자 따로 노는게 아니 라 앞의 모든 팩트가 뒷받침 되는 문장이다.
(3) 꼴도 보기 싫은 바른생활 어린이.
- 마지막 문장이 ‘나는 ~해야겠다’는 다짐으로 끝나면 틀린 글이다. 독자에게 여운을 강조하고 결과적 으로 여운을 없애는 글이 돼버린다. 필자와 독자가 그때까지 한 고생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글이다.
(4) 마지막 문장을 지워본다.
- 만약에 ‘나는 ~해야겠다’류로 끝을 맺었다면 그 문장을 지워보라. 그런 문장은 태반이 사족이며, 없 는 게 더 나을 때가 많다.
(5) 필요 없다면 쓰지 않는다.
<제9장> 너라면 읽겠냐 - 퇴고
글은 쓰는 것이 아니라 고치는 것이다. 글을 써서 고쳐야 끝난다. 글을 고치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재미가 있나? 일단 재미가 있나 없나 보라. 다시 읽으면서 자문자답해본다.
두 번째, 다 읽고 질문이 있으면 잘못된 글이다. 여운을 남기고 싶다고 말줄임표로 끝내버리면 안 된다.
세 번째, 품격 있는 글은 마감이 잘 되어 있어야 한다. 형식적이고 사소한 디테일이 잘돼 있어야 한다. 디테일은 별게 아니다. 오탈자와 문법적인 오류가 없는지 보라는 말이다.
네 번째, 리듬은 맞는가. 반드시 소리를 내서 읽어본다.
다섯 번째, 어렵지는 않은가. 어려우면 외면당한다. 불필요한 현학적인 표현은 없는가, 상투적인 표현은 없는가를 살핀다.
이도저도 귀찮으면 네 가지만 지킨다. 설계를 해서 써라. 팩트를 써라. 짧게 써라. 리듬을 맞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