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품는 리더 유비

작성자 성장디렉터 GD
출간일 2015-06-14

삼국은 난세로부터 비롯되었고, 흔히 난세는 영웅을 부른다고 한다. 한나라 말 환관과 외척의 싸움으로 중앙 정권이 구심력을 잃어버리자 굶주린 농민이 난을 일으켰으며, 황건적의 난으로 천하가 혼란에 빠지자 각 지역에 할거하던 야심가가 모두 한 왕실을 대신해 너도 나도 영웅의 자리에 도전했다. 그런 현실에서 누가 영웅이 되었는가? 자로 위··오의 주인공 조조·유비·손권이다. 이중 유비는 다른 두 명과 달리 종군하기 바로 전까지도 특별히 지명도도 세력도 없었다. 유비는 어떤 과정을 거쳐 천하를 삼분하고 자신의 기업을 일으켜 세울 수 있었을까? 그가 영웅이 된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의 주제는 바로 이에 대한 탐구이다.

마음을 베풀어 사람을 얻다

삼국지연의첫 장에 나오는 도원결의에 대한 내용이다.

고하건데 유비·관우·장비는 비록 성이 다르지만 이제 형제가 되었습니다. 마음을 함께하고 힘을 합쳐 어려울 때는 서로 구하고 위태로울 때는 도우며 위로는 나라에 보답하고 아래로는 창생을 편안케 하고자 합니다. 동년 동월 동일에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동년 동월 동일에 죽기를 원합니다!”

 

이들 사이에는 세 개의 글자를 볼 수 있다. 하나는 친할 ()자로 유비는 두 사람과 같은 침상에서 잤고 은혜가 형제와 같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공결할 ()자로 여러 사람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는 종일 시립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충성할 ()자로 유비를 따라 돌아다니며 적과 싸우면서 고난과 위험을 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측근의 존경을 얻어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이 깊어야 하고 신의가 두터워야 하며 언행이 일치하고 표리가 들어맞아야만 한다. 유비는 관우와 장비 두 사람이 일생동안 함께한 진실한 벗이 되었다. 사냥꾼과 함께해야 감히 산에 오르고, 어부와 함께해야 감히 물에 나가고, 용왕과 함께해야 감히 바다에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나설때와 물러설 때를 분명히 안다

유비가 여포에게 항복을 청하자 여포 또한 원술이 양식을 계속 보내지 않은 것에 화가 나 있으므로 유비를 맞아들여 다시 예주자사로 삼고 세를 모아 원술을 격퇴하고 소패에 주둔하게 했다.”

유비가 자신을 굽히고 여포에게 항복한 결정은 이렇게 보답을 받았다. 이후 원술이 유비를 공격한 전투에서 여포는 아직 기운을 회복하지 못한 유비를 보호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고개를 숙여야 할 와 적극 나서야 할 때를 능히 구분해 행동하는 전략능굴능신이라고 한다. 유비는 이에 능했다. 유비처럼 자신을 굽혀 유연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심각한 좌절을 겪은 후 냉정을 유지하며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것은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유비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은 타격을 받은 후 신속하게 태도를 바꾸었기 때문이다.

큰일을 하는 사람은 세 가지 조건을 구비해야 한다. 첫째, 적막함을 잘 견뎌야 한다. 둘째, 괴로움을 잘 참아야 한다. 셋째, 억울함을 잘 견뎌야 한다.

통제욕을 버리고 차이를 감싸 안는다

여포와의 신중하지 못한 연합이 야기한 위기를 거치면서 유비는 이상을 추구하는 길에서는 너무 순진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형세를 똑똑히 읽고 대국과 자신의 이익을 중시해야 함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전의 적이자 이후 최강의 상대가 될 조조와 연합하기로 결정했다. 당연히 조조의 조직에 들어가 말석을 차지하였지만, 유비는 조조가 자신을 영웅이라 생각해 천하를 얻기 위해 제거하려 한다면 어떻게 될지 생각했다. 다행히 유비는 천둥에 깜짝 놀란 것처럼 자신을 숨겼고, 삼국지연의에는 유비의 행동에 칭찬하는 글이 있다.

호랑이 굴에서 잠시 몸을 빼려 애쓰는데, 영웅을 설파하니 놀라서 죽겠구나.

공교롭게 우레 쳐서 핑계 삼으니, 임기응변이 진실로 귀신과 같구나.“

조조와 같은 통제형 상사에게는 먼저 감정적으로 신임을 얻고 이후 실력으로 인정을 받는 전략이 기본이다. 감정적인 신임 없이 모든 실력을 드러내면 의심과 우려를 자아낼 수 있다.

입은 적을 만들고 귀는 동료를 만든다

조조는 유비가 남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5,000명의 정예기병을 소집해 추격했다. 이때 유비는 많은 사람과 천천히 행군하다가 처중·처자식을 모두 포기하고 장비·제갈량과 수십명의 기병만 거느리고 탈출했다. 유비는 많은 사람과 함께 행군하게 되면 패할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일까? 물론 유비는 분명히 알았다. 당양의 패배는 일종의 자아전시였다. 그는 자신은 인의를 중시하고 백성을 보호하는 사람으로, 설령 위험을 무릅쓰는 한이 있어도 따르는 백성을 결코 쉽게 버리지 않는다는 믿음을 전파했던 것이다.

패배를 당하는 위험을 무릅쓴 이 사건은 탄복할 만한 깊은 안목을 보여주었다. 주동적으로 성공을 선택하는 일은 쉽지만 주동적으로 실패를 선택한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비는 수준있게 패했다고 할 수 있다. 고수는 실패하고 넘어지면서도 자신의 강점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다. 유비는 장판파의 실패를 빌려 인의의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성공했다.

얻으려면 내려놓아야 한다

골치 아픈 일을 당하면 누구나 정서적으로 동요하게 마련이지만, 큰일을 도모하는 사람에게 이러한 정서적인 동요를 다스리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침착하고 냉정해야 갑작스런 변고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촉을 탈취한 이후 유비는 조조와 한중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각축을 벌여 한차례 대승을 거두었지만 이후 곧바로 대패를 당하게 된다. 이렇게 기복이 심한 상황에서 침착하고 냉정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었던 유비와 그의 조직의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심경(心境), 마음상태를 수련하는 것이다. 마음 상태란 개인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정서적 경향을 반영한다. 심경은 주변으로 퍼지는 경향이 있다. , 특정 관계에서 체현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상황을 똑같은 태도로 대하는 것이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도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 있고, 외부의 좋지 않은 정서에 쉽게 휘말리지 않는 것이 바로 심경인 것이다. 일을 할 때 태도상으로는 몰입해야 하지만 심경상으로는 초탈한 마음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것이 긴장을 동반한 도전적인 임무를 완성하는 관건이다. 모든 것은 결국 지나가기 때문이다.  

유비 삼국지 용인술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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