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 깜짝할 사이에 건물이 사라지고, 새로 지어지는 오늘날. 최근에는 광화문 광장을 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공사를 시작하였다. 공사를 시작하고 보니 아스팔트 도로 밑에 숨겨져 있었던 과거의 흔적들이 속속히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현재 과거와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서울에 남아있는 오래된 가능성의 옛공간들이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 <리씽킹 서울>을 통해 알아갈 수 있다.
이 책은 서울에 있는 잊혀진 공간과 장소들에 대한 가능성의 이야기이자 보존과 개발의 균형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규모 철거 후 재개발이 아닌 작은 개발, 착한 개발, 공정 개발을 통해 지역 커뮤니티 보전과 지역 활성화, 양자의 조화를 이루는 방법을 고민하며 오래된 공간의 가능성의 공간을 탐색한다.
서울에 남은 오래된 공간과 가능성을 탐색하는 이 책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옥 밀집지역인 익선동 한옥집단지구, 가리봉동 구로공단 쪽방촌, 창신동 봉제공장을 가능성의 공간이자 서울의 미래라고 이야기 한다.
이 공간들이 지니고 있는 가치와 역사 보전, 경제적 이익을 동반할 대안을 생각하며 중국 상하이의 티엔즈팡, 독일의 졸퍼라인 탄광 지역, 일본의 요코하마 호스텔 빌리지 등 외국의 성공 사례들도 수록하여 우리 또한 변화해야 할 길을 모색하고 있다.
전 세계 도시 중에 서울과 같이 다양하고 거대한 문화, 역사, 자연자원이 있는 곳은 흔치 않다.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서울이라는 도시의 가치를 보여주는 공간은 타월팰리스와 63빌딩이 아니다. 초대형 개발과는 전혀 상관없는 남산, 인사동, 북촌, 경복궁, 명동, 동대문이 외국인이 선호하는 방문지이다. 그들은 남산과 같은 도시 내 자연자원과 명동이나 동대문 같은 서울에만 있는 독특한 현대적인 문화자원을 좋아한다. 북촌과 인사동을 외국인의 눈에는 오래된 전통으로 비친다.
그렇다면 우리가 앞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은 어디인가? 중간에 빠져 있는 근현대 자원이다. 하지만 화려한 개발 사업에만 치중한 나머지, 중요한 근현대 자원인 구로공단의 기억은 사라졌고, 공덕동 로터리의 한옥촌은 파괴되었으며, 익선동와 같은 한옥촌과 가리봉동, 창신동 등 보존가치가 있는 지역은 재개발에 허덕이고 있다. 많은 가능성의 공간들이 이미 사라졌고,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에게 도시의 가치를 한 단계 올릴 가능성의 공간들이 있다면, 그 가능성의 공간들을 철거하는 대신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재활용하는 것이 또 다른 대안이다. 건물의 물리적 원형과 더불어 지역 커뮤니티를 보전하면서 건물 내부에 새로운 기능들을 집어넣어 도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기존 커뮤니티를 완전히 밀어버리고 거대한 건물을 건설하는 대규모 철거보다 보존과 개발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 건물 역사성과 전체적 느낌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부분적인 창조적인 파괴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최근 익선동은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있는 장소로 손꼽히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더 활발하게 일어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