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작가가 되기

작성자 Seiihh
출간일 2015-09-21

 

행복하고 존엄한 삶은 내가 결정하는 삶이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기를 원한다. 자기 결정에는 두 가지 중요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존엄성과 행복이다. 저자 피터 비에리는 이 책 전반에 걸쳐 두 개념과 내가 내 삶을 정한다는 것의 의미를 설명한다. 어떻게 말을 할지, 어떤 행동을 할지 다른 누군가가 정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스스로 결정짓는 삶은 존엄성과 행복을 위한 법적, 도덕적 규범의 틀 안에서 외부로부터의 강제가 없는 삶, 그리고 어떤 규범을 통용할 것인지의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삶을 말한다.

  이번에 자기 결정을 읽으면서, 인상 깊게 읽었던 생각의 좌표의 주요 내용이 떠올랐다. 그 책의 저자는 내 생각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그것이 정말 내 생각이 맞는지 성찰하는 것에서부터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한다. 사회로부터, 혹은 타인으로부터 주입이 된 생각이 아닌지 생각해봄으로써 진정한 자기 생각을 가질 수 있고 자기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의 내면세계에 내가 지휘권을 갖는 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어떠한 생각을 하고, 어떠한 감정을 느낄 때에도 선행조건 없이 그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아무렇게나 하지는 않는다.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자문하게 되기까지 우리는 우리가 겪은 경험들에 영향을 받고, 동시에 제약을 받는다. 또한, 내가 원하는 많은 것들은 타인이 내게 말했던 것의 영향을 받아 특정한 것을 믿고 느끼고 바라도록 만들어진 데에 기원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저자는 외부의 영향이 자신의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서 무조건적으로 배격하지는 않는다. 저자는 바깥세상(사회)는 공동체의 일원인 개개인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하기 때문에 서로 분리하여 생각하기 쉽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내가 속한 사회에 대해서도 이해하는 것이 옳다.

Q. 만일 내가 매 순간마다 자신의 과거가 드리우는 그림자와 외부의 영향이 미치는 자기장 안에 있다고 한다면 어떻게 자기 결정권을 운운할 수 있단 말입니까? 결국 모두 자기기만을 숨기기 위한 말장난이 아닐까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나의 내면세계가 외부와 아무리 밀접하게 얽혀 있다고 하더라도 하나의 세계와 또 다른 하나의 세계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합니다. 하나는 자신의 사고와 감정과 소망을 주관하여 말 그대로 삶의 작가요, 그의 주체가 되는 삶이고, 다른 하나는 어떤 사건을 단순히 맞닥뜨리거나 당하여 그 일로 인한 경험에 그저 속수무책으로 압도될 수밖에 없는, 그래서 주체가 되는 대신에 단순히 경험이 펼쳐지는 무대가 될 수밖에 없는 삶을 가리킵니다. 자기 결정을 이해하는 것은 바로 이런 차이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나는 종종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현재의 내 모습이 너무 달라 마음의 괴로움에 시달린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에서는 자아상뿐만 아니라 고개를 쳐드는 그 욕구들의 근원지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괴리감은 내가 나 자신을 잘 모르고 있다는 것에서 기원한다. 자기 결정은 내가 나 자신을 이해하는 것과 굉장히 깊은 연관이 있다. 자기 인식에 걸림돌이 되는 내적 강박과 자기기만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자아상에 도달하여 합일을 이루려 노력해야 한다. , 자기 인식은 뜬구름 같은 철학적 이상이 아니라 자기 결정적 삶, 존엄성과 행복의 구체적인 조건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스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이에 대한 해답을 언어적 표현과 문학에서 찾는다.

자신을 로 표현하기

  스스로를 이해하는 것은 과 큰 관계가 있다. 저자는 이 책 전반에 걸쳐 언어의 중요성, 말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무의식은 언어적 표현을 통해 의식적인 것이 될 수 있다. 인식된 경험을 구체화하는 것, 다른 한편으로는 의식되지 못한 것을 의식화하는 것. 이 두 가지 방법은 언어적 발현을 통해 우리의 감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자기 결정의 범위를 내면으로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이다. 앞 서 말했던 현질적인 자아상을 발전시키는 데에 큰 역할을 하는 것도 나 자신을 말로 정의해보기에서 시작한다.

시간을 이야기하기

  언어는 또 다른 방식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바로 기억을 정리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대부분 하나의 에피소드는 이야기의 일부분으로 기억되기 때문에, 무언가를 기억한다는 것은 자신의 경험을 스스로와 타인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뜻할 때가 많다.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중립적인 묘사가 되지 못한다. 선택적이며 평가적이고 자신의 자아상에 부합하도록 편집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경험에 대해서 말을 하면서 자아상은 도덕적으로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을 때 등등 때에 따라 고쳐지곤 한다. 그렇게 되면 이야기(과거의 경험)가 새롭게 짜이고, 앞뒤가 맞는 다른 정황이 생겨나며 맞지 않는 부분은 잊히고, 새로이 윤색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과정이 번거로우며 기만적이기도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과정이 자기 결정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거나 묵인하지 않고 그야말로 자기 삶의 시간으로 만들 수 있도록 허락하기 때문이다. 나는 사실 이것이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내 식으로 이미 편집된 채로 기억된 일을 또 다시 꾸며서까지 말을 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의심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기억이 압도적인 힘으로 내 의지를 방해하고 내 경험과 행위를 트라우마에 가둬 옭아맨다면, 언어로써 그것들을 불러내어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것을 깨달았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 또한 지난 7년간 내가 가진 안 좋은 기억들에 얽매어 있었고, 그 기억을 가족들에게조차 말하지 않고 묻어둔 채 지내왔다. 그러나 서서히 그 기억에 대해 말로 표현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 경험 또한 나 자신을 이루고 있는 일부라는 것을 인정했고, 사실은 그렇지 않더라도 그 경험이 있었기에 내가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함으로써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언어가 가진 힘이 강력하다는 것에 동의한다.

 

  우리가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왜 하고 싶은가를 먼저 알아야 한다. 그 목표가 우리를 움직이게 만드는 이유, 즉 주도적 역할을 맡는 데에 대한 확신이나 감정, 바람에 대한 개념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희망과 욕구에 대한 확인을 위해서 과거로의 반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금의 자신을 이루는 과거 경험들은 무엇이었는지, 그중 특정한 요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어떻게 하나의 경험이 또 다른 경험으로 발전 되었는지 돌이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나와 얽힌 바깥세계를 이해하고, 그 바깥세계와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해 온 나 자신을 돌아볼 때 이러한 것들에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문학작품이 자기 결정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문학작품을 읽으면 사고의 측면에서 가능성의 스펙트럼이 열린다. 작품을 읽기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상상력의 반경이 넓어지고, 더 다양한 삶의 흐름을 상상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더 많은 직업과 사회적 정체성, 인간관계의 다양한 종류를 알게 된다. 특히 문학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서술하는 방법이다. 자신의 삶을 결정하고, 명확한 정체성을 추구하기 위해 독서보다 더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쓰는 것이다. 자신의 삶, 자신의 경험을 서술하면서 내 무의식 속의 생각, 경험을 언어적 표현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것은 거대한 내적 변화를 의미할 수 있다. 저자는 여기에서 소설 한 편을 쓰고 나면 그 사람은 더 이상 이전의 그와 똑같은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자신만의 선율을 담은 이야기를 쓰게 되면,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의 언어를 다시 한 번 새롭게 습득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말이 자신에게 맞거나 맞지 않는다 하는 물음과 지속적으로 부딪히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내가 누구인지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의 글이 가진 울림을 통해, 내가 순수한 사람인지 아니면 냉소적인 사람인지, 혹은 얼마나 감상적인지 알아갈 수 있다. 즉 글쓰기를 통해 내 안에서 잘못된 울림을 내는 것을 추방하고 새로운 말과 새로운 리듬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하나의 소설을 끝내고 난 작가는 전과는 다른 사람인 것이다.

  사회초년생으로서 앞으로 나는 결정을 더 많이 내리게 될 것이다.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 그리고 내가 지휘하는 삶을 살기 위해 이 책의 가르침을 깊이 새길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상과 자아상이 일치하지 않는 것에서 오는 좌절감을 이겨내기 위해서 나는 나를 더 알아가기로 결심했다. 나만의 언어와 리듬으로 내 이야기를 쓰면서 나를 알아가기 위해 한 달에 2편 이상 에세이를 쓰기로 목표를 하나 더 추가했다. 현재의 내 생각, 느낌, 소망이 도대체 어디에서 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아가기 위해 자기 인식의 길을 찾아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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