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사업영역이든 사업 초기에 막대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는 반면 투자로 인한 영업현금흐름은 즉시 창출되지 않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는 투자 시점과 현금흐름창출 시점 간에 상당한 시간적 괴리가 존재함을 뜻한다. 사업초기의 열악한 수익성을 장기간 회복하지 못하는 기업들도 다수 존재하며, 이들 기업들은 안정적인 수익과 영업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있는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배당금 지급수준도 매우 낮은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와 같은 특성을 갖는 많은 기업들의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 기존의 모형을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우선 이들 기업에게는 배당금 지급이 중요하지 않으므로 배당할인모형을 사용하기 어렵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서 설비투자액을 차감한 것이므로, 이 금액이 사업초기에 음수가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처럼 경영환경의 변화로 인해 전통적 방식의 기업가치평가모형을 적용하는 것은 많은 한계가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새로운 가치 평가모형을 제시하고 있다. 기업의 경영진들은 기업의 본질가치를 높이는데 필요한 재무회계정보의 개념을 올바로 이해하고 있어야만 한다. 핵심투자 및 영업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효율적으로 조달하기 위해서 재무회계정책에 관한 전략적 사고의 틀을 갖추어야 한다. 여기까지는 저자의 머리말이었다.
자본조달 우선순위와 재무레버러지
경영자는 세 가지 원천에서 자금을 조달한다. 내부유보금, 타인자본, 주주로부터의 납입자본이다. 우선은 자금조달비용이 가장 낮은 자금부터 사용하고자 할 것이다. 우선 이사회의 동의만으로 사용이 가능한 내부 유보금이다. 다만 이런 경우 성장 속도가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금융부채는 적정수준을 초과하지 않으면 충격을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 채권과 달리 주주가 기대하는 배당이나 시세차익에는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자기자본비용이 타인자본비용보다 높은 이유이다.
재무레버러지란 자기자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타인자본을 조달하여 핵심영업 및 투자활동에 재원을 투입하고 그로 인해 이자비용을 초과하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 기업은 더 높은 자기자본 수익률(순이익/자기자본)을 창출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타인자본 세후이자비용 6%, 영업활동 수익성 10%, 타인자본이 자기자본 2배라면 (10% - 6%) × 타인자본/자기자본 = 4% × 2 = 8% 즉, 타인자본을 적절히 사용하는 경우 자기자본 수익률은 10% + 8% = 18%로 높게 나타나 타인자본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의 수익률 10%와 대비된다. 적절한 타인자본사용은 기업수익성을 높이는 지렛대가 된다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투하자본수익률
영업이익은 경영진이 핵심사업으로부터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가를 판단하는 중요한 정보이다. 제품판매나 용역제공의 대가로 얻은 가치분(매출액)에서 기업자원의 희생(매출원가)과 판매 및 관리에 필요한 노력(판매비 및 일반관리비)를 차감한 나머지가 영업이익이기 때문이다.
영업이익률 ( = 영업이익 / 매출액 )
투하자본수익률 ( = 영업이익 / 투하자본 )
다음의 서로 다른 두 개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를 가정해보자. 사업부 A는 매출액 200, 영업이익 24, 영업이익률은 12%이다.(상장사 평균 6%) 사업부 B는 매출액 400, 영업이익 20이고, 영업이익률은 5%이다. 사업부 B는 상장사 평균 이하이다.
구분 매출액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투하자본 투하자본회전률 투하자본수익률
A 200 24 12% 600 1/3배 4%
B 400 20 5% 50 8배 40%
표면적으로 보면 사업부 A가 더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영업이익규모와 영업이익률이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 성과급도 더 받고, 인적/물적으로 추가 지원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결론은 성급하다. 이유는 매출액 달성을 위해 각 사업부에 투입된 투하자본의 크기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매출액/투하자본)이 투하자본수익률이다. 투하자본이 얼마나 빨리 회전해서 매출액 달성에 공헌하는가를 나타내는 것이다. A는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자본집약적 사업의 특성을 갖고 있다. B는 영업이익률은 낮지만 투하자본을 적게 쓰면서도 높은 매출액을 달성하는 박리다매형 사업의 특성을 갖는다.
결국 한정 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전략적 의사결정이 될 것이다. 사업을 담당하는 임원진은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정보를 주로 강조한다. 최고경영자나 재무담당임원은 추가로 자본의 규모, 투하자본수익률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자본이 한정 되어 있고 추가 조달에는 자본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매몰원가와 투자의사결정
매몰원가란 과거에 집행된 투자로서 미래의 최적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없는 투자를 의미한다. 이미 실행 된 투자는 향후 기업성장을 위한 투자의사결정에는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감가상각비는 이미 투자한 실물자산을 일정 기간 동안 일정한 방법으로 배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비용이다. 감가상각비는 비용으로 인식되므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줄이나, 당해 연도에 현금이 지출되는 비용은 아니다. 이 같은 비용을 발생액이라고 한다.
감가상각을 실행하는 방법은 가속상각, 균등상각 또는 정액상각이 있다. 가속상각법은 내용연수를 짧게하든지 아니면 실물자산의 활용기간 초기에 감가상각비를 좀 더 많이 인식하는 방법이다. 반대로 균등상각방법은 감가상각비를 매년균등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기존 설비에 균등상각방법을 적용했던 경영진은 새로운 설비도입에 상대적으로 미온적일 개연성이 있다. 기존설비의 장부가치가 여전히 높으므로, 이를 모두 손실로 인식하는 것은 부담되기 때문이다. 가속상각법을 적용하는 기업들이 균등상각방법을 사용하는 기업에 비해 신규투자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그 투자금액도 더 크다.
매력적인 인수대상 기업의 조건
워렌버핏은 2006년 인수대상기업이 갖추어야 할 조건을 사업보고서에 기술해 놓았다.세전이익규모가 약 700억원 정도 이상은 되어야 할 정도로 규모가 커야 한다. 세전수익률을 10%라고 가정한다면 매출액 규모가 7천억 이상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지속적인 이익력을 실현해 왔던 기업들만이 그의 관심을 끈다고 한다. 현재의 성과는 좋지 않으나 미래의 경영성과가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이나, 과거의 부실을 떨어내고 이제 새롭게 출발할 준비가 되어 있는 기업들은 그의 인수 대상에서 제외된다. 원가경쟁력을 갖추거나 세계적인 브랜드만이 워렌버핏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부채를 거의 사용하지 않거나 무차입경영을 하는 기업 가운데 자기자본수익률이 높은 기업을 인수대상으로 고려한다. 인수기업에 이미 훌륭한 자질을 갖춘 경영자가 있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예산업무를 할 때도 기안과 실행자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짧지만 2년의 경험동안 이미 확인했다. 워렌버핏에게는 어찌보면 당연한 판단 기준일 것이다.
인수대상기업이 수행하는 사업은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 워렌버핏은 1990년대 미국 IT붐에서 절친한 친구인 빌게이츠의 MS에도 투자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현실감각이 떨어진다며 비판받았지만, 거품이 사라진 이후 그는 여전히 위대한 투자자로 칭송받고 있다. 인수대상기업은 희망판매가격을 제시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매각 희망 경영자가 본질가치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좋은 기업을 적정한 가격에 사겠다는 것이다.
좋은 기업과 위대한 기업
워렌 버핏이 생각하는 위대한 기업은 높은 투자수익률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이를 지켜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원가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위대한 기업에는 위대한 경영자가 있어야만 할까. 워렌 버핏은 걸출한 경영자에 의존하는 기업은 진정한 의미의 위대한 기업이 아니라고 말한다. 수퍼스타에 의존하는 기업은 오히려 경쟁력을 쉽게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퍼스타와 같은 걸출한 최고경영자가 있다면 이는 축복이다. 위대한 기업이 되는 것이 그만큼 수월할 것이다. 그러나 수퍼스타 최고경영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이 또한 나쁘지 않다.
최고경영자는 어떤 자질을 가져야 할까. 워렌버핏은 기업의 경쟁력 구축과 확장을 위해 필수적인 투자의사결정에 관한 최고의사결정권자임을 강조한다. 투자의사결정과 한정된 물적, 인적자원 배분에 궁극적인 책임을 지는 투자의사결정의 최고책임자란 의미이다. 기업 환경은 예측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단 한번의 실수로 오랫동안 쌓아왔던 성공이 물거품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CEO는 경영위험을 감지하고 이를 회피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위험은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할 때 여러 이유로 인해 투자를 적기에 실행하지 못함으로써 시장을 선점하지 못하고 궁극적으로 시장진입에 많은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더 큰 위험일 수도 있다.
CEO의 역할은 이처럼 적기에 투자를 실행하지 못해 궁극적으로 기업의 본질 가치를 향상시키는 데 실패하는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 같은 위험관리는 아무리 걸출한 CEO라 하더라도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 이를 위해 다양한 배경과 역량을 보유한 임직원들이 CEO를 도와 효율적인 경영관리체계를 구축,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워렌 머핏은 세 가지 역량을 강조했다. 첫째, 다양한 지식을 갖추어 의사결정권자에만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 판단이 가능하다. 둘째 정서적 안정을 바탕으로 균형적인 의사결정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셋째, 인간과 조직행동양식에 대한 통찰력이다. 투자에는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므로 이를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과 의사교류를 하고 설득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