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말 그대로 어린시절 내 꿈은 CEO였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어린 시절은 언제 일까? 철부지 대학생을 벗어나, 대학원 과정 이후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가 나의 어린시절이다. 물론 지금도 아직 많은 점이 미진하고, 미숙하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있다. 1박 2일로 유명한 나영석 PD는 삼시세끼 등 무수히 많은 프로그램을 성공시키고, 최근 윤식당이라는 프로그램에서도 대박을 치고 있다. 나 PD팀 회의실 벽에는 이런 말들이 쓰여져 있다고 한다. ‘까불지 말자’, ‘사람이 우선이다’, ‘실력이 뛰어난 사람은 경쟁자가 생기고, 인성이 뛰어난 사람은 조력자가 생긴다’ 스스로를 되돌아 보게 하는 말이다. 정말로 느끼는 바가 많다. 이 책의 저자가 쓴 사장 시리즈는 거의 다 읽었다. 저자는 사장의 위치에서 수많은 고민과 경험을 책에 담아 두었기 때문이다. 사장의 길은 어떤 길일까?
외롭더라도 혼자 가야 한다
SK의 창업자 최종현 회장도, 교보의 신용재 명예회장도 모두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것도 혼자서 편하게 마셔야만 하는, 말 그대로 외로운 일생을 살아갔다고 자녀들은 말한다. 지금은 그 자녀들이 부친의 자리에서 똑같은 외로움을 실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끔 생각하는 것이 팀장의 자리는 일렬로 배치 된 팀원들과 달리 홀로 떨어져 있다. 심지어 부장이상이 되면 혼자 지내는 방이 있다. 이것은 혜택일까 체벌일까? 만약 내가 CEO가 된다면 부장실은 회의실로 쓰고 난 다른 직원들과 동일하게 좌석을 배치해서 일하고 싶다. 지금까지는 그렇다.
저자는 아프리카 작은 부족의 왕부터, 세계적인 리더들까지 또한 야생의 사자와 늑대까지 예를 들면서 최고의 자리가 실제로는 고독으로 점철 된 자리이자 인생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고독을 두려워 한다. 심지어 감옥에서도 잘못을 저지르면 독방으로 보내는 형벌을 실시하지 않는가. 고집세고 말을 잘 안듣는 말도 홀로 나두었다가 다시 조련사를 만나게 하면 순한 양이 된다고 한다. 심지어 저 유명한 넬슨 만델라 조차도 “난 외로울 때 아주 나약해진다”라고 말했다. 강동희가 프로농구단 동부 감독으로 취임하자 허재 KCC감독은 자신만의 축하 인사를 던졌다고 한다. “너 지금 지옥으로 들어온 거 알지?” 프랑스의 문호 빅토르 위고가 일찌감치 답을 남겼다.
“ 지옥의 모든 것이 이 단어 속에 있다. 고독”
고독이 반드시 불필요한 것일까. 누군가 말하더라. 외로움은 혼자 있는 고통이고, 고독은 혼자 있는 선물이라고 말이다. 무리를 따라가는 사람은 심리적 편안함은 얻을 수 있지만 오래가지는 못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워런 버핏은 투자에서 성공은 지능보다는 충동을 억제하는 기질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세상이 흘러가는 대로 흘러가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스스로 판단해야 할 일이 매우 많다. 가끔은 팀장님께서 나의 생각을 물어보실 때가 많다. 가장 내 자신이 부끄러울 때는 내 생각이 없을 때이다. 왜냐면 나의 생각을 가지려면 충분히 고민하고 나름의 원칙을 가져야 한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의 생각에 단순 동조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면 정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어진다.
지금은 미국대통령이 된 도널드 트럼프는 오프랜티스(견습생)이라는 유명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최종 우승자는 트럼프 회사의 CEO가 될 수 있었다. 그룹별로 치열한 경쟁을 진행함에 있어 한 리더가 다수결로 의사결정을 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리고 도널드는 그 리더를 단숨에 해고시켜 버렸다. 그 이유는 결정이란 리더에게 지워진 멍에인 동시에 고유 권한인데 리더가 해야 할 일을 다수결이라는 이름으로 팀원들에게 떠넘겼다는 것이다. 판단과 결정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것이고, 해서도 안되는 것인데 특별한 이유 없이 다수결을 택한 것은 책임 회피이며, 혼자 감당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리더란 모든 사람들에게 귀를 열어놓되 결정은 혼자서 해야 한다.
“다수결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미국의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은 “세상 사람들과 어울릴 때는 세상의 의견을 좇아 살기 십상이고, 혼자 살면 자기 생각에 빠져 살기 쉽다. 진정으로 위대한 사람은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면서도 혼자만의 독립성을 완벽하고 즐겁게 유지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닐까. 고독은 피할 수 없으니 견뎌내라는 것은 본능적으로 혼자를 거부하는 인간에게는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닐까. 모두가 열심히 살고 있는데, 그럴수록 더욱 공허해지는 것은 불공평한 것이 아닐까.
2. 괴롭더라도 같이 가야 한다
사업을 하면 할수록 알게 되는 것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신에게는 강해야 하고 강하게 몰아붙여야 하지만, 조직에게 그렇게 하면 역효과가 난다는 것이다. 사장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면 조직도 강해져야 하는데 그럴수록 조직은 졸아들고 움츠러들며 서로 눈치만 보는 사이에 생기가 사라진다. 결국 시키는 일만 하고 하던 일만 잘하려고 한다는 걸 알게 된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가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어 한다. 이러한 사람의 심리를 올바르게 활용하는 것이 진짜 리더십이다.
너무 강하면 부러지기 쉽고, 너무 쥐어짜면 부서지기 쉬운건 어디서나 마찬가지이다. 2차 세계대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패튼 장군은 최강이었다. 총알이 빗발치듯 날아드는 상황에서도 그는 맨 앞에서 쏜살같이 적진을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부하들에게도 자신의 강함을 강요하고 윽박지르는 바람에 다들 같이 일하기를 꺼렸다. 빛나는 전공을 세우고도 총사령관이 되지 못했다. 총사령관은 아이젠하워였다. 아이젠 하워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같이 일하게 하는 능력이 있었으며, 결국 대통령까지 될 수 있었다.
조직을 잘 이끈다는 건 져주면서 이기는 것이다. 한발 물러서면서 두 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져주는 건 시간이 들고 힘이 드는 일이다. 특히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많이 이겼기 때문에 그 자리까지 올라간 것이다. 몸에는 이기는 습관이 배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작게 져주고 크게 이기는 것이 진짜 능력이다. 이겼는데도 질 때가 있고, 졌는데도 결국 이길 때가 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다. 차장까지는 똑똑해야 하지만, 부장부터는 단단함이 배어 있는 넓은 가슴으로 품어야 한다고 리더들은 말한다. 직원들이 편하게 다가올 수 있게 멍석을 깔아주고, 손해를 보더라도 너그럽게 감싸줄 수 있는 마음, 싫은 것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무심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자.
“상대가 뭘 잘못했는지 콕콕 집어내는 건 똑똑한 것이고, 그걸 아는 체 안 하는 건 지혜로운 것이다.”
모든 일에 이기려 하는 사람은 다 이기다가 가장 중요한 마지막에 가서 진다. 다 이겼기 때문에 진다. 하지만 자신이 져주지 못해서 결국 졌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리더가 일을 안 해야 조직이 일을 하기 시작한다. 사람은 믿어주는 만큼 기대에 부응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나뿐일까?
일하는 능력이 아니라 정치적 능력으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윗사람 마음을 차지하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일이 안될 때를 대비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절대 혼자 죽지 않는다. 이들이 하는 말에는 특징이 있다. 누군가를 말 할 때 절대 그의 능력을 가지고 말하지 않는다. 일과 별로 관계가 없는 생활이나 도덕성과 관련된 말을 하는데, 당사자들에게 대놓고 면전에서 물어볼 수 없는 것들만 말한다는 것이다. 공식석상에서는 조용히 고개만 끄덕이다가 밖에 나가는 순간 입을 작동시키는 조용한 기회주의자들이다.
“혹시 그거 아세요?”라는 말로 그들은 상사의 관심을 이끌어 낸다. 상사도 사실 궁금하던 터였다. 이런 것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CEO가 있다. 소크라테스가 했던 방식으로 ①실제 있었던 일인가, ②당사자에게 좋은 것인가, ③나한테는 유익한가를 따져 묻는 것이다. 세 가지 질문을 던지면 말을 낚시꾼들은 반드시 그리고 즉시 달아난다는 것이다. 또 조심해야 할 부류로는 하소연을 쏟아내는 사람들이다. 고충은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장애물이다. 이것은 긍정적이며 회사의 발전을 이끌어낸다. 하소연은 사람의 진을 뺄 뿐이다. 자신을 인정해달라고 감정적으로 떼를 쓰는 하소연만 하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어떤 일을 추진하는 데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설득, 돌파 그리고 기다림이 그것이다. 설득을 해서 다 같이 한마음 한뜻으로 장애물을 넘는 방법이 첫 번째라면, 돌파는 나를 따르라, 하는 것이다. 가능성을 보여주어 따라오게 하는 방법이다. 세 번 째는 상황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경영 또는 사람을 다루는 일에 있어서 이 세 가지 방법이 꽤나 유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기다림도 분명 한계가 있다. 기다림에도 변화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과감하게 칼을 들어야 할 것이다.
3. 리더십은 따라야 할 이유를 제시하는 것
성과를 내는 능력(먹을 걸 찾아내거나 만들어내는)과 조직을 하나로 만드는 능력(효과적으로 움직이게 하는)이 리더가 가져야 할 두가지 기본 역량이다. 이 능력이 입증되면 조직은 리더를 따르지 말라고 해도 따른다. 리더가 자격이 있다는 걸 능력으로 증명할 때 조직은 스스럼없이 따르고, 가치가 있다고 믿으면 자신의 노력뿐만 아니라 자신의 모든 것, 목숨까지 바친다.
뛰어난 유격수는 신체적 능력 뿐 아니라 미리 타자의 기록을 보고 공이 어느쪽으로 올 것인지 예측하고 어디에 서있을지를 결정한다. 즉 불확실성을 다루는 능력이 뛰어난 것이다. 뛰어난 판매왕들은 고객의 눈빛과 태도만으로도 구매의사를 알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보통 사람은 알 수 없는 고객의 마음을 읽어내 성과로 만드는 것이다.
저자의 재미있는 경험담을 소개하면서 요약을 마치려고 한다. 잘 나가는 회사는 사전 준비능력이 강하다. 강사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한 후 어느 날 어느 시간에 어떤 주제로 강의해달라고 요청한다는 것이다. 수익성이 떨어지고 분위기가 안 좋은 회사는 요구사항이 많고, 어떤 강의를 할지 일일이 설명해보라고 한다. 강의 전에 미리 와서 담당자들에게 내용을 설명해보라는 회사도 있다고 한다. 불확실성을 자신들이 감당하지 않고 강사에게 전가하는 문화를 가진 회사는 절대로 잘 나갈 수 없다는 것이 저자가 직접 경험한 실전매뉴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