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에 있어 협상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세계화가 진전됨에 따라 기업들은 국경을 막론하고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별 기업들은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므로, 각기 다른 기업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해가 충돌하는 상황이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따라서 이러한 충돌을 조정하고 상호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협상 활동이 실시된다. 그러나 어떤 협상이 좋은 협상일까? 이 책은 경영자들이 가장 많이 범하는 협상의 오류를 고찰한다.
1. 인식의 오류에서 벗어나라
저자는 먼저, 협상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할 것을 당부한다. 일반적으로 협상이라고 하면 상대방과 경쟁하여 일방적인 승리를 얻어내는 과정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물론 이기고 지는 것이 명확한 협상도 있기는 하다. 예를 들어, 어떠한 물건을 어떠한 장소에서만 구할 수 있는 경우, 내가 협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결론은 한정적이다 – 가격을 깎아서라도 사거나, 사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협상에는 공동의 가치를 창출하고 파이를 키울 수 있는 ‘협력적 협상’이 해당된다.
둘째, 협상은 상대방과 윈윈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물론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실제 협상에서 이 원칙을 이행하기는 쉽지 않다. 근본적으로 상대방과 자신의 입장은 정반대이고, 대립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공동의 파이를 키우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통해 서로에 대해 충분히 알아야 하며, 장기적인 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주고, 비전과 가치를 공유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셋째, 기업의 협상력은 회사의 규모나 자금력에 의해서만 형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협상력을 결정하는 직접적인 요인은 당면한 협상이 깨졌을 때 다른 곳에서 얼마나 괜찮은 대안을 확보하거나 할 수 있는가의 여부라고 밝힌다. 이처럼 자신이 확보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을 ‘배트나’라고 한다. 이처럼 현재 고려하고 있는 선택지를 포기하더라도 아쉽지 않은 좋은 대안, 배트나를 확보해야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IMF 외환위기 당시 대우자동차이다. 당시 대우자동차는 주요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의 인수합병 대상이 되었는데, 그 중 포드사가 매우 높은 인수가를 제시했다. 그러나 대우 구조조정협의회는 이러한 제안의 타당성을 검증하지 않고, 또 만약을 대비한 대안도 마련하지 않은 채 포드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포드가 인수를 포기하자 대우자동차는 협상에 끌려다닐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협상은 협상주체 스스로의 힘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협상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없을 때 전환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2. 전략의 오류를 범하지 말라
저자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협상 전략들에 대한 오류를 당부하면서, 개선을 강조한다. 오류를 가지고 있는 전략은 다음과 같다.
먼저, ‘자신의 주장을 명확하게 관철한다’라는 전략이다. 저자는 자신의 입장이 아닌, 협상의 근본적인 목적에 초점을 맞추라고 당부한다. 협상 자리가 마련된 이유는 서로 주장하는 내용이 상반되기 때문이기는 하지만, 협상의 근본적인 목적을 알고 그것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 즉 나의 목적을 달성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 중 상대방에게도 이익이 되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이는 앞서 1번에서 언급한 ‘상호 윈윈을 위한 과정’과도 궤를 같이 한다.
두 번째로, “상대방에게 내가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전달하면 안된다.”라는 전략이다. 일반적으로 원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이 마치 나의 약점을 상대방에게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을 들게 만든다. 그러나 협상은 본질적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받는 활동이다. 상대방에게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다. 따라서 협상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상대방에게 명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다만 협상 활동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는 없다. 따라서 자신이 원하는 여러가지 요소 중 우선순위를 설정하여,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상대방과의 신뢰를 만들어가면서, 자신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충분한 근거와 논리를 가지고 요구하고, 요구받는 것이 협상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게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밝히지 않아야 하는 것들도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대안, 수용할 수 있는 최저조건 등이 해당된다. 만약 이러한 정보들을 상대방이 알게 된다면, 그들에 의해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상대방과 우리가 원하는 것이 다르면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다”라는 인식이다. 그러나 오히려 서로가 원하는 것이 다를 때 협상은 진전될 수 있다. 만약 협상의 두 당사자가 동일한 것을 원한다고 할 때, 이는 필연적으로 ‘통합적 협상’이 아닌 ‘분배적 협상’에 그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파이는 한정되어 있는데, 서로가 갖고 싶은 경우에는 경쟁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서로 원하는 것이 다를 경우, 협상 당사자간의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처럼 각자의 우선순위가 다를 때, 자신이 우선시하는 조건을 상대방으로부터 받고, 상대방이 우선시하는 조건을 우리가 줌으로써 성공적인 협상이 가능해질 수 있다.
3. 방법의 오류에 빠지지 말라
마지막으로 저자는 전략과 목표를 잘 설정했음에도 구체적인 방법을 몰라 바람직한 협상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잘못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원하는 만큼만 요구하여 그대로 협상을 타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인식이다. 예를 들어, 협상 초기부터 자신이 수용할 수 있는 최소 조건을 상대방에게 제시해야 효과적인 협상이 가능하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과 상대방의 만족도를 함께 높이려면 여유공간을 만들어야 함을 강조한다. 즉 적정선의 목표를 정한 다음 양보할 수 있는 여유를 더해서 최초조건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협상은 그 특성상 상호 양보가 불가피하다. 만약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는 조건을 처음부터 제시한다면, 상대방은 거부감을 느껴 협상을 진전시키려는 의욕을 갖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최소 조건에 양보할 수 있는 조건을 더한 요구를 초반에 제시한다면, 협상 과정에서 양보함으로써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둘째, “서로 적당히 양보하고 타협하는 협상이 성공적”이라는 인식이다. 즉 각자가 원하는 바를 완전히 얻지는 못하더라도, 서로 적당히 양보하여 중간쯤에서 타협하는 협상이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협상은 최상의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는 협상 참여자 중 아무도 원하는 바를 얻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협상을 “협상 테이블에 돈을 두고 나왔다.”라고 표현하면서,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협상 후 협상’을 할 것을 강조했다. 즉 일단 합의에 도달했다 하더라도 쉽게 끝내지 않고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하라는 것이다. 만약 대안이 더 좋다면 조정을 거쳐 새로운 합의안을 채택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쉬운 사안부터 하나씩 풀어 나가는 게 좋다”는 인식이다. 협상 과정에서 상대방과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 합의하기 쉬운 사항부터 하나씩 풀어 나가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양보에 대한 해석은 각자 다르다. 나는 어렵게 양보했는데 상대방은 내가 쉽게 양보했다고 생각할 수 있고, 또 그 반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오히려 어려운 사안을 협상할 때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저자는 여러 의제를 묶어서 동시에 풀라고 조언한다. 식당의 세트메뉴를 예로 들 수 있다. 이를 통해 식당은 스스로가 자신 있는 요리를 제공할 수 있고, 판매량도 어느 정도 잘 예측할 수 있으며, 고객은 동일한 음식을 좀 더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이처럼 여러 조건을 하나로 묶는다면 상호 이익을 발생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실과 다르게 말하는 것이 협상에서 유리하다”라는 인식이다. 이것은 윤리성과 연관된 문제인데, 아무래도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방 측이 사실과 다르게 말하는 경우가 발생될 수 있다. 이것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4. 결론
이 책을 통해, 기업 경영에 있어 최적의 협상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법론을 펼쳐야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러나 협상은 비단 기업 경영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알게 모르게 크고 작은 협상을 한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여행을 계획하는 경우, 각자의 취향에 따라 체험하고 싶은 내용이 다르다. 그러나 한정된 시간과 금전의 문제 때문에 각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는 없다. 따라서 각자의 우선순위를 두고 상대방과 타협하는 것도 협상인 것이다. 이처럼 협상이 필요할 때 당황하거나 주눅들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평소에 협상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