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는 방법에 관한 책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에 한번 놀라고, 이 책들이 모두 일본 사람이 작성했다는 것에 두 번 놀라게 된다. 일본의 문화 특성 상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기 때문일까? 우리나라에만 존재한다는 홧병을 생각하면 어떤 민족보다 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인데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궁금증은 뒤로 하고, 일단 어떻게 화를 내야 흥분하지 않고 우아하게 화를 낼 수 있을까? 한편으로 그동안 나는 화는 내지 않아야 한다는 나름의 완고한 기준을 갖고 살아왔는데, 화를 내도 된다는 사실에 호기심이 샘솟는다.
<<화를 참아야 할까?>>
화도 감정의 하나이므로 화를 표현하는 것도 인간다움의 발현이다. 다만 화라는 감정은 폭발하기 쉬워 종종 도를 넘어서는 위험을 수반하기 때문에 다루는 데 엄청난 주의를 필요로 하는 위험물이다. 보통 우리가 할 필요가 없는 말을 넘어, 하지 말아야 할 말까지 하는 이유는 평소에 말하지 않고 참았던 게 한 번에 터져 버리기 때문이다.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 참는 게 최고라는 생각은 큰 오해다. 우리가 막아야 할 감정은 「증오」이지 「화」가 아니다.
화의 목적은 공격이 아니다. 화를 내는 목적은 사실 개선에 있는 것이다. 물론 사람마다 화내는 기준은 다를 수 있다. 실제로도 다르기 때문에 서로 간에 화를 내는 기준을 명확히 해두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다음과 같다
⓵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
⓶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
⓷ 사람의 도리로서 해야 하는 것
화라는 것이 숨기고 싶다고 숨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마음은 태도로 나타나기 때문에 상대가 눈치 채기 마련이다. 화를 억누르면 스트레스가 되고, 그 결과 쓸데없이 화내기 쉬워지는 것이다. 정말 공감되는 부분이다. 한번도 제대로 화를 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화를 내는 것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화를 참는 것이 반대로 나에게 상처를 주게 되지만, 나의 상처는 내가 보듬어 나가면 된다고 생각해왔다.
<이렇게 화내면 미움 받는다>
(1) 사소한 것을 과장되게 떠들어댄다
(2) 상대의 약점을 비웃는다
(3)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한다
(4) 단정 짓는 말투를 사용한다
(5) “싫으면 관둬”라며 위협한다
(6) 머리부터 부정한다
(7) 기분에 따라 화를 낸다
(8) 과거의 일을 꺼내 책망한다
(9) 인신공격을 한다
(10) 화를 냈다 하면 끝이 없다
<<흥분하지 않고 우아하게 화내는 기술>>
부하 직원이 생각만큼 일을 처리해주지 않으면 상사는 당연히 화가 난다. 하지만 아무리 화가 나도 절대 다음과 같은 말을 해서는 안 된다.
⓵ 멍청한 녀석, 아침에 가장 먼저 연락하라고 누누이 말했건만!
⓶ 그런 건 스스로 생각해. 일일이 질문하지마!
⓷ 누가 이런 식으로 하라고 했어?
⓸ 항상 말했잖아. 즉시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
⓹ 아직도 안 한 거야? 나를 화나게 하려고 작정했군!
많은 사람 앞에서 직원을 꾸짖거나, 좁은 사무실에 여럿이 모여 있을 때 책상을 탕탕 치며 화를 내는 것은 해서는 안될 행동이다. 여려 명을 세워두고 자신은 앉아서 성질을 부리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부하 직원과의 사이에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해도, 한번 화를 내면 그 관계는 흔들리게 되고 두세 번 반복하면 결국 무너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대를 인정하는 한마디를 붙여야 한다. 애초에 화를 내는 것도 말 안 듣는 사람, 갑갑한 상대를 어떻게든 잘 이끌어가고 하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화낼 가치도 없는 상대라면 아예 화가 나지도 않는다.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고 관심이 있으니 화가 나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를 인정하는 한 마디를 먼저 꺼내야 하는 것이다. 먼저 상대를 인정하고 그다음에 부족함에 화가 난다고 솔직하게 말한 뒤 마지막에 어떻게 할 것인가를 스스로 생각하게 해야 한다.
⓵ 먼저 상대의 장점을 인정한다
⓶ 화가 난 부분을 명확하게 전한다
⓷ 상대를 비난하지 않는다
⓸ 자신의 감정을 제어한다
⓹ 평소 주위의 신뢰를 얻는다
화를 낼 때 절대 단정 짓거나 비난하는 말을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너는 도통 믿을 수가 없어. 내가 사람을 잘못 봤어!”라는 말은 믿을 수 없다고 상대를 판단한 뒤 잘못 봤다고 단정 짓는 것이다. 화를 낸다는 것은 분을 못 이겨 상대를 비난하는 게 아니다. 상대에게 자신이 화나 있음을 전하는 것이다. 화를 표현할 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상대에게 전하는 것이다. 이때는 자신의 말 속에 판단, 단정, 비난의 메시지가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화를 낸 후 수습하는 방법>>
(1) 상대에게 ‘고맙다’고 말한다
상대가 왜 화를 냈는지 이해하고, “알겠습니다. 미안합니다. 앞으로 개선하겠습니다”하고 바로 사과하거나 말한 대로 해줬을 때는 “알아줘서 고맙다”고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미 화낸 목적은 달성 되었고, 그것은 상대가 화내는 커뮤니케이션에 협력해준 덕분이기 때문이다.
(2) 상대방에게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준다
우리는 상대방이 그 자리에서 바로 해결하도록 종용해서는 안 된다. 화를 낸 다음 시간을 두고 생각한다는 것은 이후 조치에서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상대가 시간을 달라고 요구하면 “또 피하려는 거지!”하고 닦달하지 말고 “내일 다시 이야기하자”고 대응하자. 시간을 두고 문제점을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가 화를 낼 대 대처하는 법>>
화내는 쪽에서 생각하면 화를 내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상대의 태도나 행동을 용서할 수 없어 화를 내는 것이다. 하지만 화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이를 환영하는 사람은 없다. 사람은 화를 받아들이면서 다양한 것을 배우고 마음을 강하게 단련시켜갈 수 있다. 잘못한 부분을 정확히 집어주면서 화를 내는 사람은 나를 성장으로 이끄는 귀중하고도 고마운 사람이다. 이런 자각을 바탕으로, 화의 메시지를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 없느냐가 화를 받아들이는 법의 포인트다
(1) 관점을 바꿔 생각해보자
윗사람의 말투에 반응하여 비난해봤자 득 될 게 없다. 득은커녕 결국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게 되고, 화내고 혼내주는 사람도 없어진다. 상대가 화내고 혼낼 때는 그 말투가 아닌 내용에 집중해서 “왜 상사가 저렇게까지 할까?”, “어ᄄᅠᇂ게 하면 고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자신을 성장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2) 상대의 진심을 들을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라
상대의 화를 받아들인다는 것이 사실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듣는 힘이 있는 사람은 고깝더라도 지금까지 깨닫지 못했던 부정적인 면을 알게 해줘서 고맙다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전환하려 노력한다. 화가 났을 때 차분해지라고 하면 그 말에 더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화를 내는 것은 좋지 않다’라는 것이 지금까지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 생각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이 책에서는 왜 화를 내라고 우리에게 말하고 있을까? 당연히 기본적으로는 화를 낼 필요 없이 부드럽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책은 우리가 반드시 화를 내야 할 상황이 온다면 올바르게 화를 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상대방이 화를 낼 때 이것을 가장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는 사람들과 서로 화를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숙명 적인 관계에서 살아가고 있다. 올바른 화의 사용법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지 않을까? 내가 최근에 가장 화가 났던 일과 또 나에게 가장 화를 내었던 그분을 생각하며 오늘 읽은 책을 되돌아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