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쓴이 김연아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쇼트 프로그램 ‘죽음의 무도’와 프리 프로그램 ‘세헤라자데’로 종합 점수 207.71점을 기록해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최초로 마의 200점대를 돌파.
김연아가 은퇴를 한 지 6년이 넘었지만 누군가 나에게 롤모델이 누구예요? 누굴 가장 존경하나요? 물어보면
내 대답은 한결같이 “김연아요.”다.
그녀는 처음부터 천재여서도 아닌, 부자여서도 아닌, 나라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서도 아닌 오직 노력만으로 정상에 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높은 점수로 정상에 오른 그녀지만, 그녀는 처음부터 정상을 바라보지 않았다.
'그냥 하루하루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뿐.'
내가 김연아 인터뷰 당시의 나이가 되어 김연아의 인터뷰를 보면, ‘어떻게 저런 생각을?’이란 생각이 든다. 그만큼 그녀는 일찍 철이 들어야만 했을 것이다. 잦은 부상과 극심한 부담감을 이겨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천상계 멘탈이라고 해야 하나? 같은 여자로서나 사람으로서나 존경스러울 뿐이다.
이 책은 나에게 힘든 시기가 찾아오면 한 번씩 꺼내보는 나만의 멘탈회복용(?) 책이다. 그리고 2분 50초의 쇼트 그리고 4분 10초의 프리스케이팅, 이 7분의 시간 동안 관객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기 위해 7살부터 밴쿠버 올림픽까지의 김연아의 피와 땀을 이야기하고 있다.

“탄탄히 다져진 길이 물론 더 쉽고 편하겠지. 하지만 없는 길을 만들어 나가는 것만큼 보람되지는 않을 거야.”

“경쟁 상대가 있다는 것은 서로에게 좋은 자극제가 된다. 하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나의 가장 큰 경쟁 상대는 바로 나 자신이다. 누구를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완성하기 위해 스케이팅을 하는 거니까.
“내가 극복하고 이겨내야 할 대상은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내 안에 존재하는 무수한 ‘나’이다. 친구들과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나, 조금 더 자고 싶은 나, 하루라도 연습 좀 안 했으면 하는 나, 이러한 나를 극복하려면 즐기는 수밖에”
“훈련하다 보면 늘 한계가 온다. 이런 순간이 오면 가슴속에서 뭔가가 말을 걸어온다. ‘이 정도면 됐어.’ ‘충분해’ 하지만 이때 포기하면 안 한 것과 다를 바 없다. 99도까지 열심히 온도를 올려놓아도 마지막 1도를 넘기지 못하면 영원히 물은 끓지 않는다. 99도와 100도의 차이, 늘 열심히 해도 마지막 1도의 한계를 버티지 못하면 결과는 확연히 달라진다.”
“후회와 미련을 두는 것은 정말 미련한 짓이다. 자책할 시간에 한 걸음이라도 더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

“매 경기마다 기적이 일어났다고 하면 누군가는 겸손하다고 하시지만 사실이었다. 기적을 일으키는 것은 신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라고 한다. 기적을 바라기만 하고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부상과 싸우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내 의지가 있었기에 기적도 가능했다.”

"내가 부당한 점수 때문에 흔들려서 스케이팅을 망쳤다면 그것이야마로 나 스스로 지는 결과가 아니었을까. 나에게 닥친 시련을 내가 극복하지 못했다면, 결국 내가 패하기를 바라는 어떤 힘에 스스로 무릎을 꿇는 결과가 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난 지지 않았다. 시상대 위에서 바라본 두 일장기 사이에 높이 떠있는 태극기. 그런 순간들을 이겨냈기에 이 금메달이 더욱 값지다."
그녀는 피나게 준비했던 대회를 1주일 앞두고 심각한 통증으로 인해 2008년 2월 4대륙 선수권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부상을 안고 살고 그 부상마저 잘 관리하고 극복해야 진정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던 김연아에게 대회 출전 포기는 좌절에 가까웠다. 사실 더 큰 문제는 3월에 있을 세계선수권대회였다. 세계선수권대회는 한 시즌 동안 최고의 대회이자 피겨 선수에겐 꿈의 무대였다. 하지만 고관절 부상으로 3개월 뒤에나 완치할 수 있다는 진단 결과를 받고도 그녀는 대회를 강행했다. 부상을 무시하고 강행한 결과, 내내 1위만 하던 그녀는 5위라는 성적을 거두게 되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김연아가 힘든 시기마다 외웠던 글귀이다. 이 시기를 거쳤기에 김연아는 후로 더욱 더 승승장구하게 된 것이다.

피겨의 불모지라 불리는 대한민국에서 전용 링크장도 없이 공용 링크장에서 이뤄낸 쾌거, 험난한 줄 알지만, 기꺼이 그 길을 걸은 김연아에게 박수를 보낸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힘쓰고, 지금도 피겨 꿈나무들을 위해 노력하는 그녀를 응원하며 대한민국의 피겨가 다시 꽃 피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리뷰와는 별개로 기억나는 김연아의 막말(?)이 있다. MC가 몸매관리의 비결을 묻고, 야식을 어떻게 참느냐는 질문에 김연아가 “야식이 정확히 몇 시부터 몇 시까지 먹는 게 야식이죠?”라고 역질문을 한 것이다. 나에게 야식의 개념이란 뇌리에 깊게 박혀 저렇게 깊게 분석할 생각조차 못 하는 영역이었는데… 김연아에게는 평생 야식을 접할 일이 없었던 것이다. 식욕을 참는 자는 그 어떤 것도 해낼 수 있다는 말이 바로 여기서 나온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리고 스무살 초중반인 김연아가 느꼈을 부담을 한 눈에 보여주는 사진들...


김연아는 평생 저의 영웅이자 롤모델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