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작은 고추가 매운 법이다 짧게 쓰자
(초안) ‘제가 대통령이 되면,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함, 결과의 정의라는 국정운영 원칙을 바로 세우겠습니다.’ 내용은 좋았지만 힘은 없었다. 임팩트가 부족했다.
(개선) ‘제가 대통령이 되면, 공평과 정의가 국정운영의 근본이 될 것입니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강한 느낌이 살아났다. 단문이 가진 힘을 살릴 수 있었다. 늘어지지 말고 긴장을 유지하자.
10 글에게 생명을 주자 생명의 리듬을 주자
사람이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증명은 호흡과 심장 박동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글이 살아 있어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그 글은 밋밋하게 쓰였는데, 읽는 사람도 그다지 재미가 없었던지 몇 줄 읽다가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 문장을 읽는 데도 조금 지루한 느낌이 든다. 글이 살아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글은 밋밋했다. 재미가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몇 줄 읽다가 말았다.’
말하자면 3.3.7 박자 같은 것이다. 문장을 두 번은 짧게, 한번은 길게 가는 것이다. 리듬을 가지면서 문장이 살아 있다는 느낌을 준다. 꼭 3.3.7일 필요는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리듬이면 된다. 1.2.3.4도 있을 수 있다.
‘밋밋했다. 재미없는 글이었다. 몇 줄 읽어보다가 말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시작은 가급적 짧은 글로 하자. 시작부터 긴 호흡으로 가면 숨이 가쁘다.
12 접속사, 지나치게 의식하지 말자 흐름을 중시하자
‘무술년 여름에 진린의 함대 5백 척은 강화를 떠났다. 강화를 떠난 진린의 함대는 곧바로 남해안으로 내려오지 않았다. 진린의 함대는 한강을 거슬러서 동작나루까지 올라갔다. 그날 비가 내렸다..(김훈의 칼의 노래 中“)’
열 개의 문장이 계속되는 동안 접속사는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는다. 흐름에는 전혀 막힘이 없고 어색한 대목도 없다. “접속사가 많은 문장은 좋지 않다.”글쓰기 명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지침이다. 문제는 이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접속사는 문장의 흐름을 부드럽게 해주긴 한다. 글의 맥락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다만, 깔끔하고 정갈한 맛은 떨어진다. 취향의 차이일 수도 있다. 글을 매끄럽게 쓰는 데 치중하는 게 우선이다. 접속사를 쓰지 않으려면 뒷문장의 구조에 신경을 써야 한다. 접속사를 빼고 뒷문장을 고치는 훈련을 하자.
(초안)‘나는 집으로 갔다. 그런데 엄마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밥을 먹으러 친구 집에 갔다.’
(개선)‘나는 집으로 갔다. 엄마가 없었다. 나는 밥을 먹으러 친구 집에 갔다’⇒ 세 번째 뒷문장으로의 흐름이 어색하다.
(최종)‘나는 집으로 갔다. 엄마가 없었다. 밥은 먹어야 했기 때문에 친구 집으로 갔다’
28 한 문장, 또는 한 줄에서 같은 단어를 반복하지 말자
‘회의를 하면, …회의가 계속 되었다.’, ‘내용들은 거의 모두 다른 내용으로 바뀌었다.’, ‘몇 가지 문제는 시간 문제 때문에 포기되어야 했다.’
회의, 내용, 문제와 같은 단어가 반복되고 있다. 좋지 않다. 최악의 문장이다. 한문장, 한 줄에서 같은 단어를 불가피하게 써야 할 때가 있을 수 있다. 최대한 쓰지 않도록 노력하자. 과감히 생략해보자. 정 어쩔 수 없다면 유사한 다른 단어를 찾아보자. 절대 금기라는 생각으로 글을 쓰자.
32 긴 문장, 글의 성격에 따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짧은 호흡의 문장이 연속되는 글과 긴 호흡의 문장이 섞인 글은 분위기가 다르다. 결국 글의 내용에 따라 조절을 하는 게 좋다. 독자에게 긴장감을 주어야 하는 글은 단문으로 가는 게 좋다. 상대적으로 차분함과 진지함을 유지해야 한다면 호흡이 긴 문장을 적절하게 섞는다. 차분한 톤도 있고 선동적으로 해야 할 경우도 있다. 긴장감을 주면서 하나의 결론을 몰고 갈 때에는 짧은 문장의 연속으로 간다.
(예시) 이것이 자유입니까? 이것이 민주주의입니까? 이대로는 안 됩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저 사람들을 보십시오. 우리는 일어서야 합니다. 싸워야 합니다. 싸워야 우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35 감정이입을 해야 진정한 고스트라이터
자신의 글이 아닌 다른 사람의 글을 써야 하는 사람이 고스트라이터(ghost-writer)이다. 어떤 한 사람의 생각과 밑바탕을 이루는 철학을 하루 이틀 사이에 파악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자주 쓰는 용어와 꺼리는 표현도 알 수 없다. 참모가 윗사람의 글을 잘 쓰려면 그 사람으로 빙의가 되어야 한다. 즉 감정이입이다. 자신의 생각을 최대한 버리고 철저하게 윗사람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아야 한다. 그런 토대 위에서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와 표현들을 찾아야 한다. 글의 모든 내용을 그 사람이 살아온 길, 그리고 철학과 일치시켜야 한다.
38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주어와 서술어?
‘그가 사는 이유는 세상에 술이 있기 때문이다’
그다지 권할 만한 문장은 아니다. ‘...이유는 ... 때문이다’는 역전앞과 같은 중복표현이다. 주어와 서술어가 서로 호응하지도 않는다.
‘그 술은 그에게 사는 보람과 기쁨을 가져다주는 술이다.’
한 문장에서 같은 단어가 되풀이되는 것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이러한 잘못을 줄이려면 서술어를 근처에 놓을 필요가 있다. 주어와 서술어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보면 쓰는 사람은 물론 읽는 사람도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초안) ‘나는 그가 술이 떨어지자 울먹이는 것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
(개선) ‘술이 떨어졌다. 그가 울먹였다. 나는 가슴이 아팠다’
(초안) ‘서늘한 한기가 오랜만에 갑옷을 벗은 몸에 느껴졌다’
(개선) ‘오랜만에 갑옷을 벗은 몸에 서늘한 한기가 느껴졌다’
주어와 서술어가 가까울수록 의미전달이 잘된다. 물론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를 수는 있다.
<<글쓰기 심화 노트>>
01 감성이 담긴 글을 쓰자 메시지를 부드럽게 전달하자
(예시) ‘그럼 아내를 버리란 말입니까?’
200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장인의 좌익경력 시비에 대해 당시 노무현 후보가 한 말이다. 어려운 상황을 정리하는 한마디가 되었다. 이 말은 논리적인 말일까? 감성적인 말일까? 후보는 매우 논리적으로 던진 말이었지만 청중에게는‘감성’코드로 받아들여졌다.
글에는 서정성과 감성을 담을 필요가 있다. 사람을 설득하고 감동시키는 데는 논리도 필요하고 감성도 필요하다. 세상과 사람은 건조한 논리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다.
05 캐릭터를 당당하게 드러내자 단점도 강점으로 승화된다
인물을 묘사할 때면 캐릭터를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 다른 사람과 분명한 차별화를 시도해야 한다. 물론 객관적인 묘사가 필요하다. 일방적으로 강점을 과장되게 묘사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서술하면 좋다. 관찰자나 기록자가 장단점을 가려 전달하지 말고 독자의 몫으로 남겨 두자는 것이다. 사실을 담백하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단점이나 약점도 오히려 장점이나 강점으로 바뀔 수 있다.
“나중에 이 사진 보면서 나보고 아빠라고 하지 마라. 하하”(식물원 관람도중 아이 둘과 엄마만 온 가족과 촬영 中)
08 시간 순 서술은 대체로 진부한 느낌을 준다 구성에 변화를 주자
사람들은 대체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를 서술한다. 말 그대로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진행이다. 역동적인 이야기일 때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다만 줄거리에 큰 기복이 없거나 흐름에 긴장감이 떨어질 경우엔 달리 생각할 필요가 있다. 자칫하면 이야기가 생동감을 잃을 수도 있다. 독자들이 지루해하면서 피로감을 느낄 우려가 있다.
15 이야기를 풀어가는 한마디를 생각하자 키워드를 만들자
키워드는 핵심단어이다. 글 전체를 상징하는 낱말인 셈이다. 제목도 될 수 있고, 검색어도 될 수 있다. 키워드는 글을 읽고 분석하는 독자에게 중요한 개념이 된다. 글을 해석하는 실마리인 셈이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도 큰 역할을 한다. 키워드를 활용하여 글을 엮어 나가는 것이다.
17 쉽게 쓰자 글은 생각을 다수에게 전달하는 수단이다
글을 쓰는 목적은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려는 것이다. 자신의 주장이나 느낌을 묘사하여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으려는 것이다. 자기 혼자만을 위한 글이 아니라면 당연히 쉽게 써야 한다. 이해하기 쉽게 써야 좋은 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