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밈없이, 없는대로 소박하게

작성자 민희
출간일 2017-10-31

 

이번 주는 일이 바빠서 조금 가볍게 읽어볼까 하는 마음에 고른 와비사비 라이프. 킨포크 같은 잡지를 아주 가끔 읽기도 하고 핀터레스트를 자주 이용하다 보니 와비사비라는 단어가 꽤 익숙했어요. 그렇지만 무슨 뜻인지는 몰랐죠. 몇 년 전부터 여기저기서 와비사비라는 말을 많이 듣고 그 단어를 대표하는 이미지들을 꽤 보면서, 킨포크, 휘게, 미니멀, 빈티지 같은 것들과 비슷한 게 아닐까 라고 대충 짐작만 하고 있었거든요.

 

 

 

<내가 생각하던 와비사비의 이미지>

 

 

 

 일본어인 와비(わび, )와 사비(さび, )는 다른 개념의 단어이지만, 하나로 묶어서 와비사비라고 합니다. 완벽하지 않고 단순하며 본질을 뜻하는 와비와, 오래되고 낡은 것들을 의미하는 사비가 합쳐진 와비사비라는 말은 부족하지만 내면의 깊이가 충만함을 의미한다고 해요. 물질적 풍요보다는 조금 부족해 보이지만 남들에게 보여지는 삶이 아닌 자신의 본질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이 와비사비 스타일이고요.

 

부족함으로서 충만해지는 것, 내 삶 그대로 솔직하게 살아가는 것이 제가 이해한 와비사비예요. 지금 제 삶과 통하는 부분도 있고 반대로 느껴지는 부분도 있네요. 저는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은 맥시멀리스트..라고 할까요?

 

 

<풉..>

 

 

 점점 더 치열하게 살아야만 하고 모두가 바쁘게 달려갈수록 한 편에서는 휘게, 미니멀, 빈티지 같은 것들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많아지는 것 같아요. 더 많이 알고 더 많이 가지는 게 아니라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면서 소박하게 현재를 즐기고, 욕심부리지 않고, 새것을 사들이고 모으며 쌓아두기보다 오래되고 손때 묻은 것을 사랑하고 아끼려는 마음들이요.

 

저는 바쁘게 달리는 것도 더 많이 가지고 싶어 하는 것도, 쉬어가는 것, 버리고, 덜어내는 것 모두 나름대로 가치가 있는 일들이라고 생각해요. 뛰고 걷는 것 그리고 쉬는 것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룰 때 정말로 풍요로운 삶이 되잖아요. 그중에 한쪽이 조금이라도 더 중요하거나 단 하나의 삶의 방식을 선택해서 살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너무 바쁘게 욕심내며 사는 것도, 너무 소박하고 욕심내지 않으며 사는 것도... 한 가지만 하기에는 지치거나 지루하니까요. 저는 내 앞에 놓인 상황에 따라서, 때에 따라서 다르게 살아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에서는 여러 나라의 와비사비 라이프에 대한 모습을 대화로, 요리법으로, 문화로, 그리고 그 모습들을 담은 사진으로도 보여주고 있어요. 투박하면서도 아름다워 보이는 사진들이 많이 소개하고 있는데, 음 약간 표현이 우습긴 하지만 딱 외국 냄새, 분위기가 풍기는 사진들입니다..

 

<냄새....?>

 

그런데, 저는 차라리 이런 이미지들을

보지 않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와비사비는 각자에게 자연스러운 걸 추구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이 사진들은 멋진 삶의 모습들이예요. 그들에게는 자연스러운 모습들이고요. 하지만 와비사비를 이런 이미지로만 이해하게 된다면, 저 같은 사람은 와비사비에 담긴 뜻이 아니라 저런 식의 인테리어 스타일, 음식들을 위해 또 지금과 다르게 물건을 사고 꾸며내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와비사비라는 건 이미지로만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참고는 할 수 있겠죠! 와비사비가 부족한 데서, 그리고 일상적인 곳에서 만족함을 찾는 것이라고 하는데 제가 제대로 이해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런 모습들은 누군가가 실천하고 있는 와비사비의 한 부분을 보여주는 것뿐이지 본질적으로 저런 모습인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저렇게 살려면 저는 더 가져야 해요. 미니멀한 느낌의 장식품을 사야 할 테고, 인테리어를 일본식, 유럽식으로 바꿔야 한다고요.

 

<아마 저는 이런것들을 모으기 시작할 것 같아요>

 

 

조금 과장해서 생각을 해봤는데, 정말 부족한 상태 그대로 만족감을 찾으려면 한국식 체리 몰딩 인테리어에서도 만족감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닐까......? 라고 한 번 생각해봤습니다. 이건 좀 아닌가요?(ㅋㅋㅋ)

 

모르겠어요. 제가 이해한 와비사비가 틀렸을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저는 책 처음에 소개한 와비사비의 정의에 집중하면서 내게 와비사비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상상해보면서 책을 읽었어요.

 

 

 

하고싶고, 해야 할 일들이 이렇게 많고

 

 사야 할 것도 넘쳐나요..

 

개인적으로 저는 모든 것에 있어서 미니멀보다는 이리저리 늘어놓고 사는 편이예요. 물건 욕심도 많고 알고 싶은 것도 많고 이것저것 꾸며내는 것도 좋아해요. 그리고 저는 이런 삶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하려는 것, 그리고 더 가지고 싶어하는 마음은 지금까지 저를 이끌어왔거든요. 그렇지만 그렇게 계속 살다보면 쌓여있는 택배 봉투가 문득 무섭고 징그럽게 느껴질 때도 있고..내가 저런 필요없는 것들을 왜 다 산거지.. 라며 자책할 때도 있고, 내가 하고싶어서 벌여놓은 모든 일들이 버겁고 과한 것 같아서 후회한 적도 많아요. 그럴 때 잠깐 이렇게 쉬어가고 지금에 만족하면서 감사해 보는 건 어떨까? 라고 생각하면서 이 책을 읽어보니 내 삶과는 다른 와비사비 라이프가 더 흥미롭게 느껴졌어요. 나도 저렇게 살 수 있을까?

 

 

이 책에는 일본부터 시작해서 프랑스, 이탈리아, 덴마크 등 여러 나라의 와비사비 방식을 손님을 초대하는 문화와 연관지어서을 소개하고 있어요. 그래서 손님을 초대하거나 가족들과 식사를 할 때 유용한 간단한 요리법도 소개해 주는 법이 마음에 들었고 꼭 따라해보고 싶더라고요. 출퇴근 하면서 조금씩 읽었는데 퇴근할 때 이 부분을 읽을 때면 정말 배가 고팠어요.

 

 

간단하고 소박한 음식들이지만 같이 즐기기에 손색없는 멋진 레시피들이 소개되어 있으니 책을 다시 읽고 한 번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도 드네요!

 

 

 

 저는 아직 부모님과 살고 있어서 누군가를 맘대로 집에 초대하는 건 어려워요. 그렇지만 친한 친구의 집에 놀러가는 건 정말 좋아해서 한달에도 3~4번은 방문하는데요..

그 친구의 집에서도 와비사비를 느낄 수 있어요. 그냥 함께 있는 게 즐거워서! 가끔 맛있는걸 시켜먹기도, 집에 있는 요리를 먹기도, 각자 먹을 걸 들고 갈 때도 있어요.

 

<이 집에서 그런 분위기를 느껴요. 내 친구가 나를 반겨주는구나, 완벽하진 않아도 함께한다는것이 행복하다는 것>

 

 

<리얼한 와비사비 손님초대 방식은 이런것이다... 집에 있던 콩나물 반찬과 어제 생일이던 친구가 먹던 케이크..그리고 맥주 한캔과 이야기를 오랫동안 했어요>

 

 

친구가 구워준 오리고기..소박하다고 쓰면 친구가 화내겠죠?

 

 

 

책을 읽고 리뷰를 바로 쓴 게 아니라 일주일정도 어떻게 쓰면 좋을까 생각을 했거든요. (쓰기 귀찮아서 미뤄둔 건 아닙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는 오래된것..일상적인것, 부족한것 그런것들이 내 삶 가운데서 무엇일지 생각하고 정리해보는 건 어떨까 해서 몇 가지를 간단하게 소개해 봐요.

 

<나를 편안하고 느긋하게 해 줬던 순간들!>

 

내 방 창문으로 햇빛이 들어올때

비 갠 뒤에 발견한 멋진 구름

산책하다가 만난 독특한 무늬의 고양이

이름이 기억 안나는 예쁜 식물(...)

 

 

지나가는 길에 발견한 예쁜..(?)이끼

사촌 오빠가 만들어준 아침식사

노란색 예쁜 꽃!

 

 

우리 집 근처 낡은 아파트의 예쁜 색감

낮에 뜬 손톱 달

색이 예쁜 구름

커튼 사이로 보이는 지하철역

 

 

약속 없는 주말 동생이 집에 있는 재료로 만들어준 파스타

 

 

 

그리고 그런 순간에 듣고 싶은

내 플레이리스트에 꽤 오랫동안 남아있는 노래들!

 

 

저를 느긋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느긋함과 안락함 등을 느끼게 했던 것들을 소개해봤는데요, 사실 제가 받아들이고 싶은 대로 받아들이는 편이라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와비사비랑은 조금 많이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이야기한 것 말고도 많은 이야기들과 소박한 삶을 담은 사진들이 읽기 쉽게 소개되어 있으니 한 번 읽어보시는 걸 추천해요. 저는 출퇴근 길에 왔다갔다 하며 이틀만에 다 읽었답니다. 정말 짧고 쉽게 읽히는 책이거든요. 이번주는 좀 쉬엄쉬엄 쉬어가고 싶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은 꼭 이걸 읽어보세요...^^

 

그리고 끝으로 이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던 건데요, 라이프 스타일 뿐이 아닌 제 자신에 대한 마음가짐에도 와비사비를 적용해 보기로 했어요. 저는 항상 더 가져야해 더 열심히 해야해 하면서 자신을 몰아붙이는 편이었거든요. 항상 부족한 것 같고 항상 못난 것 같아서요. 최근 몇 년간 많이 자존감이 건강해지긴 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먼 것 같아요.

 

부족함에서 풍족해진다는 것 남들에게 부족해 보일 지도 모르지만 내겐 만족스러운것.. 그런 것들을 위해서 부족한 내 모습이 자랑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자랑이라고 말하니까 좀 이상한가요? ..부족한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게 제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불구하고 드러나는 내 부족한 모습은 부끄러운게 아니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그렇게 생각하는데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게 느껴졌어요. ..합리화 해서 부족해도 괜찮아 이게 아니라 이 마음을 가진 순간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음을 느꼈어요 :) 두서 없는 리뷰..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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