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엑사 OT가 있던 날, 브랜딩 관련 책을 고르려고 광화문 교보문고를 몇 바퀴 돌다가 예쁜 핑크색 표지 색감에 홀리듯 사버린 매거진 'favorite' 의 리뷰를 해보려고 합니다.
평소에 여러 종류의 잡지에 관심이 많아 종종 구매하곤 하는데 'favorite'은 처음 보는 잡지라서 내용이 너무 궁금했어요. 패션 잡지와 다르게 사진이 없는 표지가 더 궁금하게 만드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함께 하는 사람들!
겉에 비닐을 뜯고 훑어보니 이 매거진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매 월 다른 주제를 통해 소개해주는 잡지네요. 이번 달의 제목은 “we work together”로 좋아하는 일을 함께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있어요. 업종도, 형태도 모두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지만 공통점은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이고 또 내가 좋아하는 것을 취미가 아닌 생업으로 삼았다는 것입니다.

컨텐츠 내에는 동업을 하는 일곱 팀이 소개되어 있어요.
1.계절에 충실하게, 계절을 온전히 누리고 느끼며 살아가기 위해 제철 과일을 이용한 푸드 사업을 펼치는 “in season”
2.음악과 피자가 함께하는, 부부가 같이 만든 무드를 느낄 수 있는 캐주얼 피자집 이태원 "homer"
3.스토리와 함께 추억을 담은 빈티지 연필을 판매하는 빈티지 연필샵 "흑심"
4.커피와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카페 앙뜨뜨와"
5.프랑스 남편과 한국인 아내가 만든 프랑스식 내추럴 사과 와인, "레돔"
6.소장품이 아닌 경험으로서의 미술을 제공하는 미술 구독 서비스 "핀즐"

소개된 모든 팀들이 인상적이었지만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호머피자와 핀즐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호머피자가 반가웠던 이유는 2년 쯤 전에 이태원에 갔다가 몇 번이나 방문한 적이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었고 오랜만에 길거리에서 친구를 마주친 기분을 느끼면서 더 자세히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오래 전 일이지만 방문했을 때 그 곳의 노래가, 또 분위기가 좋았고 물론 피자도 맛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공간인 호머피자의 공간이 탄생하게 된 배경-디트로이트 시티를 생각하면서 인테리어를 했었던 이야기,그리고 그 곳에서 나오는 음악이 부부의 꾸준한 디깅으로 만들어진 플레이 리스트라는 걸 알고 나니 오랜만에 다시 가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잡지가 월간지가 아닌 만큼 코로나 이전에 쓰인 글 같아서 아직 영업을 할 지 살짝 걱정이 되긴 합니다.) 그 작은 가게가 그냥 단순히 생계수단이나 사업이 아니라 그 부부가 너무나 좋아하는 소중한 공간임이 느껴졌고 다시 그 곳에 초대되고 싶은 마음과 동시에 부러운 마음이 들더라구요.
내 취향을 나눌 수 있는 대상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취향들로 채운 공간을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한다는 건 내 꿈이기도 하기 때문이죠. 취향 맞는 사람 찾기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임을 생각하니 자꾸만 부러워지네요. 하지만 분명 동업이라는 것, 또 그 파트너가 부부라는 것은 일과 삶의 사이에서 굉장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명확해 보였습니다. 일과 삶의 구분이 없어지는 결과로 이어지는 게 뻔하죠! 그렇지만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사랑하는 일을 놓치지 않고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만 해도 참 멋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어요.

또 다른 팀 핀즐은 잡지에 실린 인터뷰만 보고도 단번에 매력을 느낀 아트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꽤 많은 인원인 5명이 함께 동업을 하고있었어요. 5명이 함께 회사를 운영한다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았는데 글쓰기,비주얼디렉터,아티스트컨택,경영 등으로 각자의 역할이 명확하게 나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것 같았어요.
어떤 콘텐츠를 구독해서 받아보는 서비스는 요즘 꽤 흔해진 것 같아요. 컨텐츠 뿐만 아니라 음..구독한다는 말은 좀 안어울리는 것 같지만 꽤 오래 전부터 화장품 구독 서비스가 있었고, 꽃 구독 서비스가 있었고 또 지금 내가 구독하고 있는 서브컬쳐, LP 구독 서비스 등이 있겠네요. 지금 생각나지 않지만 그 외에도 다른 것들이 더 많을 수도 있고!
이 팀은 미술이 소장이 아닌 경험으로 느껴질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핀즐 서비스를 기획했다고 하는데 그 의도에 정말 공감했습니다. 나도 미술이란..물론 소장할 때도 가치가 있겠지만 경험하는 것에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직접 보고 가까이 두면서 그린 사람의 의도를 상상해 보기도 하고, 스스로 찾아보기도 하는 그런 경험이요. 그래서 그냥 미술관에 가서 한 번 관람하는 것이 아닌, 내 집에서 가까이 보고, 함께 발송되는 매거진을 통해 아티스트와 한 층 가까워 질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도 무척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잡지를 읽고 나서 검색해보니 20만원대로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 곳곳의 작가의 이야기와 그들의 작품을 핀즐에서 직접 발로 뛰어 내게 제공해준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 정도는 충분히 투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경제적 이유가 있을때 말이지요(...)

"
동업이란 건 정말 힘들 것 같다고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그게 좋아하는 일이라면,
함께할 사람이 있다는 것이 부럽기도 합니다.
제가 이 잡지를 읽으면서 계속 했던 생각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에 대한 부러움이었어요. 또 그렇게 깊게 무언가를 좋아하고 그 일에 뛰어들었다는 것도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도 크게 보면 지금 현재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회사에서 출시할 제품의 이름을 정하고 스토리를 만들고, 패키지를 만드는 등 어느정도 브랜딩,디자인 영역에 발을 담그고 있는데, 좋아하는 일을 찾아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니 마케팅이나 유통 단계에서 필요한 일들 말고 기획 단계부터 내가 팔고 싶은, 내가 사랑하는 제품을 내 생각과 감성을 담아서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네요. 당장 시작하기는 힘들겠지만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던 사회 초년생 시절로부터 지금까지 과정을 생각해보면 좋아하는 것이 천천히 나를 그 방향으로 이끄는 건 분명한 것 같아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함께 공감하고 격려해줄 사람이 있는 것도 새로운 경험일 것 같습니다. 항상 일을 혼자..외롭게 해서 그런가 동업에 대한 부정적인 말보다는 긍정적인 말만 기억이 나네요^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