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중요한 것들에 대하여

작성자 철수
출간일 2019-09-19

 

이병률 작가님의 책을 처음 본 건, 학교 도서관에서였다. 반납함에 널부러져있던 <끌림>을 보고, 휘리릭 훑어보다 그 향기가 마음에 들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나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그 장에 박힌 사진들을 보며 그곳을 혼자 여행하고 오곤 했다. 나는 그 책을 소중한 친구에게 선물로 주기도 했다.

내가 작가님의 글을 좋아한 것은, 그의 생각이 나의 생각과 같아서가 아니었다. 그의 글을 보며, 짧은 나의 삶 속의 찰나들을 잠시 마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가 행복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행복에 대해서 생각해보았고, 사람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내가 만나거나 스친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해보곤 했다.

 

매일 한 번은 최후를 생각해둘 것

 

하루에 세 번 크게 숨을 쉴 것.

맑은 강과 큰 산이 있다는 곳을 향해

머리를 둘 것, 머리를 두고 누워

좋은 결심을 떠올려볼 것,

시간의 묵직한 테가 이마에 얹힐 때까지

해질 때까지

매일 한 번은 최후를 생각해둘 것

 

이 책에서 인용된 이상희 시인의 <가벼운 금언> 일부이다. 작가는 우리에게 10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지 물어본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이 아니라, 내 안에서, 마음으로 세상을 보았을 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보통 최후에 대해 생각해보라면, 슬픔과 죽음을 떠올린다. 그러나 여기서의 최후는 단순히 죽음이 아니라, 나에게 온 마지막 순간, 나에게 가장 소중한 순간을 의미하는 말일 것이다. 나는 항상 나에게 소중한 것을 잘 몰랐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잘 몰랐다. 그러나 글을 읽고 글을 쓰는 이 순간만큼은 글을 쓰는 것이 좋았다. 반드시 대단한 최애를 가질 필요가 있을까. ‘가장좋아하고, ‘가장소중한지는 몰라도, 내가 그저 좋아하고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그것으로 나는 되었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파도를 만드는 사람

 

인생의 파도를 만드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보통의 사람은 남이 만든 파도에 몸을 싣지만, 특별한 사람은 내가 만든 파도에 다른 많은 사람들을 태운다.”

 

이 책의 첫 부분에 나오는 구절이다. 내가 파도를 만들어 그 파도에 다른 이들을 태우는 것. 내가 변화를 만들고, 생각을 이끌고, 첫 번째 사람이 된다는 것. 이처럼 대단한 일이 어디있을까.

그러나 항상 파도를 만드려고 하는 것은 지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끝없는 바다를 완주하기 위해선 파도도 필요하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도 필요하다. 가끔은 다른 사람의 파도에 올라가 나의 파도를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의 파도가 억지로 힘을 끌어당기고 있지는 않은지, 너무 높이 솟으려고 하다가 힘없이 무너져내리고 말지는 않는지

 

여행 그리고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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