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모두 각자의 쓰임새가 있다

작성자 성장디렉터 GD
출간일 2009-12-22

초한쟁패의 치열한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 유방은 천하를 얻은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청 태종은 스스로 죽음을 청하는 항복한 명나라의 장수들을 죽이지 않고 오히려 중용하고, 나중에 이들은 명나라 정벌의 선봉에서 길잡이가 되어 혁혁한 공을 세우게 된다. 이처럼 사람을 쓰는 일로 인해 천하를 얻고 천하를 잃게 되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조조의 인사참모인 유소는 능력주의를 포괄하면서 다양한 인물들을 판별해내고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한 용인과 지인술을 집대성하였다. 유소는 사람의 타고난 재질은 다르고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구비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올바른 인사를 위해서는 재질에 따라, 그리고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인재를 배치할 것을 시종일관 강조한다. 위로는 아부하고 아래로는 가혹한 사람을 위에 올리고, 우직하게 노력하고 상하로 공평한 사람을 배척하는 조직이 위대한 승리를 얻기는 요원하다. 다만, 어떤 리더라도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의 이익과 남의 이익을 똑같이 고려하는 인사는 불가능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이익과 남의 이익을 6:47:3까지만 고려할 수 있더라도 큰 인사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조직에는 어떤 인재가 필요하며, 그 인재들의 본성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파악해야 할 것인가? 인재에 대한 기준은 시대에 따라 다르고 또 인재를 쓰는 군주에 따라 각기 달랐다. 예를 들어 난세의 인재 기준과 평화 시 인재기준이 다르다. 위징의 말처럼 난세에는 재주 있는 자를 찾지만, 평화 시에는 재주와 행실을 같이 찾는다. 재주만 있고 덕이 없는 사람은 평화시대에는 인재가 되기 힘들다.

또 장수의 능력은 전쟁 시에는 최고의 인재지만 전쟁이 끝나면 우환이 될 수 있다. 한신은 배수진의 결단력과 다다익선의 통솔력으로 항우를 물리치고 천하통일의 기초를 제공했지만, 평화 시에는 그의 군사적 실력을 두려워한 유방의 계략에 걸려 토사구팽되었다. 이처럼 상황에 따라 재능은 그 사람을 인재로 만들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인생을 불행으로 이끌기도 한다.

또 현군이 보는 인재 기준과 우군이 보는 인재 기준이 다르다. 어떤 군주는 자신의 뜻을 잘 헤아리는 사람을 인재라고 보고 중용하지만, 어떤 경우는 자신과 코드가 다르면 인재라 보지 않는다.

제갈량은 죽기 전 그의 후계자인 강유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인간의 본성을 살피는 일보다 더 어려운 일은 없다. 개인의 선과 악이 다르고, 본성과 외표가 다르다. 어떤 사람은 겉으로는 온화하고 선량한 듯하나, 안으로는 간사하다. 어떤 사람은 겉으로는 공경한 척하지만 안으로는 속이려는 마음이 있고, 어떤 사람은 겉으로는 용감한 척하지만 안으로는 겁이 많다. 어떤 사람은 힘써 일하는 듯하나, 속마음에는 다른 의도가 있는 불충한 사람도 있다.’

제갈량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과 안에 품은 마음이 다른 사람을 구별하는 방법으로 7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는 것을 보고 그 지향을 살핀다.

능한 말과 논리로 난처하게 만들어 그 임기응변의 능력을 관찰한다.

어느 문제에 대한 관점과 책략을 자문함으로써 그 지식과 경험을 살핀다.

환난 앞에서 보이는 태도를 보고서 용기를 살핀다.

술로 취하게 하여 그 품성을 살핀다.

이익 앞에 임하게 하여 그 청렴함을 살핀다.

기한을 두고 일을 맡겨 그의 신용을 살핀다. 

인물지는 사람의 타고난 성정과 재질이 9가지 형태로 외부로 드러난다고 언급한다. 그래서 이를 관찰하면 그 사람을 파악할 수 있으며, 그것이 구징(외부로 드러난 9가지 징표)이다.

 

사람의 재질 가운데에는 큰일에는 능하지만 작은 일에는 능하지 않는 것이 있다라는 세간의 말에 대해 인물지는 다음과 같이 반박한다. 송아지를 삶을 수 있는 솥이라면 어찌 닭을 삶을 수 없겠는가? 재능이란 재질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일의 크기로 재능의 유무를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어떤 일에 재질이 있는 사람은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모두 능하기 때문에, 용인의 경우 우선 고려해야 하는 것은 그 일에 적합한 재질인지 아닌지를 먼저 살피는 것이다.

겉만 보고 사람을 평가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성인으로 추앙받는 공자조차도 그런 실수를 했다. ‘나는 말 잘하는 것으로 사람을 골랐다가 재여에게 실수했고, 생김새만을 보고 사람을 가리다가 자우에게 실수했다고 탄식을 했다고 한다.

유비의 경우도 방통의 첫인상만 보고 조그만 현령에 임명한다. 그런데 방통이 매일 술만 먹고 일을 하지 않으니, 장비가 급파된다. 하지만 방통은 장비 앞에서 백여 개의 송사를 두세 시간 만에 처리하여 장비를 놀라게 한다. 노숙이 방통을 추천하면서 말한 방사원은 백리재가 아니니, 치중, 별가의 임무를 맡겨야 비로소 그 뛰어난 재능을 충분히 펼칠 것입니다.”라고 한 것은 방통이 백리를 다스릴 현령으로서의 능력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치중과 별가에 맞는 재질을 가지고 있으니 그에 맞춰 일을 맡겨야 한다는 뜻이다. 조그만 지역의 현령으로 삼는 것은 방통의 재능을 적절하게 쓰지 않고 낭비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지인과 용인의 핵심은 그 사람이 가진 성정의 장단점을 알고, 그 장단점에 기초하여 사람을 적재적소에 쓰는 것이다.

군주 즉 리더의 재능은 어떻게 달라야 하는가? 군주는 대체만 알고 세세한 것은 믿고 맡기는 것이 군도이다. 군주의 도는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고, 간언하는 말을 잘 들으며, 공과에 따라 신상필벌을 엄정하게 하는 것이다. 일을 아는 것은 신하의 도이고, 사람을 아는 것은 군주의 도이다.

인재란 어디에나 있다. 조직의 내부나 외부 모두 훌륭한 인재가 있을 수 있다. 과오가 조금 있더라도 장점을 알아보고 그들을 쓰는 일이 리더의 역할이다. 그러나 리더가 인재의 진면목을 식별할 지혜가 없이 무조건 주위에 인재 없음을 탓하기만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군자가 사람을 쓰는 것은 도구를 다루는 것과 같아 그 장점을 취해야 한다

인사 지인 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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