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의 시대이다. 저자는 조직의 변천 흐름을 언급하고 있다. 1.0은 분업화, 전문화 조직이다. 테일러주의와 포드자동차가 도입한 컨베이어 벨트로 상징된다. 노동자 개인의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분업화 및 전문화를 통해 달성 된다. 2.0은 대기업 조직이다. 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현대 조직은 질적으로 도약한다. 다양한 업종과 시장으로 다각화하고, 방대해진 조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전략, 재무, 마케팅, 인사 등 기능 조직의 전문화가 이루어진다. 조직과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 인적자원 및 조직개발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체계적 선발, 훈련, 육성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3.0은 글로벌 조직이다. 1970년대부터 미국, 일본, 유럽의 대기업들은 자국 시장의 한계를 넘어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인수합병 등을 통한 글로벌 성장을 위해 조직들은 핵심인재와 리더십 ㅐ발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이문화 경영을 강조한다.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기술, 품질, 마케팅 혁신에 투자하고, 지속적 개선을 위한 변화 관리를 중시한다. 4.0조직은 애자일 조직이다. 21세기가 되면서 새로운 조직들이 생겨난다. 대표적인 것이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 기업들이다.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유연성, 민첩성이 제일 중요하다. 디지털 역량에 기반한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 조직은 기존의 것을 개선하기 보다는 위험감수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생존의 전제라고 믿는다.
조직역량 : 최적화를 위해 끊임없이 갈아타라
기업 수명이 갈수록 짧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세상이 빨리 바뀌고 예측하기 힘들다는 얘기일 것이다. 지난 30년간 예측하기 어려워진 시대의 특징을 잘 설명하는 개념이 바로 뷰카(VUCA)다.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 모호성(Ambiguity)의 여업 앞 글자를 딴 이 용어는 원래 군사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말이다. 이런 예측 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쉽게 자동화되지 않고 모방하기 어려운 새로운 조직역량을 끊임없이 찾아야 한다. 모방하기 어렵고 조직에 깊숙이 내재화된 조직역량으로서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 열정적인 분위기, 빠르고 혁신적인 문제해결 능력 등이 중요해진다.
비디오 대여업으로 시작해 10여 년만에 세계 영화 시장, 콘텐츠 시장, 인터넷 시장을 뒤바꾼 넷플릭스는 핵심가치와 행동강령을 담은 기업문화 지침서를 일찌감치 인터넷에 공개했다. 공개하더라도 다른 기업들이 쉽사리 따라 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구글은 최고의 엔지니어를 선발하고 유지하는 데 탁월함을 유지해왔다. 이런 조직역량은 누구나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쉽게 내재화 하기 어렵고 지속적으로 탁월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조직 역량은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정적인 역량은 표준, 프로세스, 매뉴얼 등 형식지의 형태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자료를 통해 확보할 수 있으며 사람이 바뀌더라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반면 혁신 및 변화관리 능력, 직원들의 몰입, 사업가정신과 같은 동적 역량은 확보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기업들이 쉽게 흉내내기 어려운 조직역량으로 영속적인 경쟁우위를 가져다줄 수 있다. 우선 미래 조직에 필요한 네 가지 역량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재빠르게 방향을 바꾸는 민첩성이다. 변혁의 시대에 살아남는 기업들에 요구되는 것은 정해진 일을 짧은 시간에 한다는 의미에서의 속도가 아니다. 필요한 것은 방향을 바꾸는 속도다. 스포츠로 비유를 한다면 100미터를 0.1초 더 빠르게 뛰는 차원이 아니라 미숙축구 공격수가 태클을 거는 수비수를 따돌리기 위해 재빠르게 방향을 바꿔 뛰는 것과 같은 민첩함(Agility)dl 중요한 것이다. 방향전환은 당초 예측과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확인하고 재빨리 방향을 바꿔 새로운 시도를 하는 능력이다.
둘째 끊임없는 새로운 시도다. 실리콘 밸리에서 성공할 확률은 1퍼센트도 되지 않는다. 실리콘 밸리에서 배워야 할 것은 그렇게 높은 실패율에도 불구하고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이다. 실패가 그냥 실패로 끝나지 않고 배우고 공유함으로써 같은 실패 확률을 줄인다는 점이 중요하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는 주어진 시간 안에 세계 어떤 기업보다 많은 안타를 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바 있다.
셋째 디지털 활용 가치창출이다. 21세기 성장의 상당 부분은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영역에서 올 것이다. 앞으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가치가 창출될 것이며, 세상의 기업은 이 가치를 돈 주고 사서 쓰는 기업과 돈 받고 파는 기업으로 나뉠 것이다. 어떤 업종에서 시작했느냐가 아니라 언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하느냐가 기업의 운명을 가를 것이다.
넷째 제휴하고 협업하는 능력이다. 협업은 새로운 지식이 생겨나는 방식이다. MIT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어떤 정보가 필요할 때 책, 자료 같은 정보원보다는 사람을 통해 확인하려고 하는 성향이 다섯 배나 많다고 한다. 21세기 조직은 더 작은 조직으로도 더 큰 성공을 내야만 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협업은 기업 내부 뿐 아니라 외부 주체들과의 협력까지도 적극 포용해야 한다.
인재전쟁 : 미래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인가
과거에는 지식 자체가 희소했고 지식이 가장 집중되어 있는 곳은 대학이었기 때문에 대학에서 배운 것으로 평생 일할 수 있었다. 이제 그런 시대는 갔다. 늘어나는 지식의 양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다. 대학 전공과 관계없이 일터에서 거의 모든 것을 새로 배워야 하며, 어제까지 알고 있던 것이 더 이상 쓸모없어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미래 조직의 인재는 학습 민첩성이 뛰어나야 한다. 구글 채용에서 직무를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중요한 역량을 딱 한 가지만 꼽으라면 학습 능력이라고 했다. 뛰어난 학습 능력이 입사 후 구글에서의 성공 여부를 가장 잘 예측하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처음 겪는 새로운 상황에서 경험을 통해 배우고, 그렇게 배운 것을 성과 창출에 적용하려고 하는 의지와 능력. 반복적으로 외우고 익혀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측면보다는, 이전에 해보지 못하고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머리를 써서 문제를 해결해보려는 측면이 중요하다. 미래조직의 인재는 컴퓨팅적인 사고 능력과 데이터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추가로 필요하다. 컴퓨팅적인 사고 능력은 특히 문제 해결의 절차 및 방법론 차원의 능력이다. 해결해야 할 문제를 잘게 분해하고 문제 속에 숨어 있는 패턴을 파악해 추상화하고, 거기에 맞는 알고리즘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협업을 주도하는 퍼실리테이션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 다양한 인재들의 강점을 한 방향으로 잘 결집하여 조직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체적 맥락으로 내부를 들여다보는 관점, 차이에 대한 개방성, 높은 수준의 공감능력, 신뢰를 부르는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 요구된다. 더불어 폭넓은 식견 및 조직에 대한 통찰이 필요하다. 퍼실리테이션형 인재는 팀 안에서 가장 뛰어난 역량을 가진 인재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우수한 인재들이 팀으로써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도록 하려면 다양한 이슈에 대한 식견과 사람에 대한 통찰력은 필수다. 여러 팀원으로부터 쏟아져 오는 대량의 정보에서 맥락을 이해하고 큰 그림을 볼 줄 알아야 한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학습은 내용 측면의 변화 못지않게 방식 차원의 변화도 클 것이다. 우선 가르치는 것과 배우는 것의 구분이 없어진다. 지식과 정보가 완전히 민주화되는 시대에 누가 누굴 가르친다는 개념은 의미가 없다. 세계적 교육기관들도 이미 학습자 주도 모델로 바뀐지 오래다. 도전적 업무 과제 수행, 타 부서와의 공동프로젝트, 조직내외부 네트워킹, 경험 많은 선배의 멘토링, 유명연사 동영상 강연시청, 독서와 글쓰기 등 모든 것이 학습의 기회가 된다. 교육은 이제 퍼실리테이터, 학습생태계 설계자, 컨설턴트 등으로 역할 전환이 필요하다. 이렇듯 미래 조직은 멀리 미래가 아닌 당장 현재의 과제가 되었다. 이를 깨닫는 조직과 깨닫지 못하는 조직은 커다란 차이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