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는 세상이 내 짐작과는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몇 번이고 보여준다.(p.31)”
데이터에는 이야기가 있다
EXA 5기의 활동이 이제 3주차를 넘어섰다. 그 동안 우리는 무엇을 배웠는가? 2주차 수업에서는 21gram의 마케팅 리서치를 위해 설문지도 작성해보고, 설문 결과를 관찰해보았다. 3주차에는 구글 옵티마이저를 활용하여 A/B 테스트를 실행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했다.
‘데이터가 마음에 닿을 때’ 수업과 ‘그로스해킹 아직도 몰라’ 수업은 엄밀히 따지면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룬다. 하지만 결국 ‘데이터를 읽고, 세상을 그려내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데이터를 읽고 세상을 그려내는 일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Data Scientist)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그들은 어떤 방법으로 데이터를 분석을 할까? 빅데이터 분석으로 어떤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음으로써 궁금증이 다소 해결할 수 있었다.
도플갱어 찾기
저자는 구글의 검색 데이터로 TV 광고가 효과가 있는지, 아이를 키우기에 가장 좋은 곳은 어디인지 등등 다양한 질문에 논리적으로 답변을 제시한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관심이 갔던 부분은 자신을 나타내는 데이터가 거의 일치하는 도플갱어를 찾아서 미래를 예측하는 분석법이다. 일명, ‘도플갱어 찾기’이다. 넷플릭스는 사용자와 유사한 도플갱어를 검색하여 영화를 추천한다. 아마존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EXA 5기 멤버라면 모두가 알만한 기업도 초거대기업인 넷플릭스, 아마존처럼 도플갱어를 찾는다. 바로 ‘잼페이스’이다! 필자는 잼페이스 또한 사용자와 똑같이 생긴 도플갱어 찾는다는 사실에서 잼페이스 비즈니스 모델이 지닌 가치를 재평가할 수 있었다.
잼페이스의 핵심가치, 큐레이션
잼페이스는 AI로 인식한 사용자의 안면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와 가장 비슷한 얼굴을 가진 뷰티 크리에이터를 찾는다. 이를 통해 환경 보호라는 공유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자신과 피부톤이 유사한 사람이 사용하는 색조 화장품을 둘러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에게 어울리는 색조 화장품 구매를 유도함으로써, 버려지는 화장품 개수를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여성들이 구입한 색조 화장품의 대다수가 거의 사용하지 않은 상태로 버려진다고 한다. 화장대에서 좀처럼 손이 잘 가지 않아 먼지가 쌓인 화장품의 존재로도 이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부가적인 수입을 얻기 어려운 여학생들에게 뷰티 콘텐츠 큐레이팅 서비스가 절실히 필요함을 느꼈다. 2030대 여성의 경우, 아르바이트와 직장으로 부가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기에 화장품 구매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공부에 매진해야 하는 학생은 용돈 이외의 수입을 올리기 어렵다. 경제학에서 학생을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한다는 점에서도 이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이에 예산이 제약된 학생일수록 화장품을 똑부러지게 구매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잼페이스의 큐레이션 서비스로 학생들의 알찬 화장품 소비를 도울 수 있다.
온 세상이 실험실
도플갱어 분석법 이외에 3주차에 배웠던 A/B 테스트로 얻어낸 빅데이터 분석법이 등장했을 때는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사실 EXA 5기 모집기간부터 지금까지 A/B 테스트는 진행 중이다. 북리뷰를 올린 결과 얻어지는 좋아요, 댓글, 공유, 픽(Pick) 개수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는 끊임없이 흥미로운 콘텐츠 개발을 고민하고 있다. 적절한 단어를 선택하는데도 수없이 고민하면서, 우리는 작게 보이는 변화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A/B 테스트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또한, 3주차 강연을 통해 A/B 테스트 실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세는 사소한 부분에도 문제의식을 갖는 것임을 알고 있다. 점차 EXA 활동 막바지에 작성한 글이 어떠할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책을 끝까지 읽을까?
저자는 데이터 과학자의 유머감각을 내비치면서 결론을 맺는다. 어느 책에서나 결론은 중요하다. 저자 또한 훌륭한 결론을 작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저자가 결론 작성에만 6개월 이상의 시간을 계획했지만, 결국 한순간에 결론을 작성할 수 있었던 이유에도 빅데이터가 숨겨져 있었다.
사람들이 인용하는 책 속의 문장이 위치한 쪽수를 분석한 결과, 인용되는 문장은 주로 책의 앞부분에 집중되어 있었다. 책을 끝까지 읽는 사람이 드물다는 경향성을 발견한 저자는 ‘쿨하게’ 결론을 마무리 짓는다. 데이터 과학자다운 위트가 돋보이는 결론이면서도, 이 책의 정수를 잘 담아냈다고 생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