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카페에 앉아 있는데 저 멀리서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었다. 회계사가 겪은 일들에 관한 책이었는데 꺼내 보니 외국의 사례를 모아둔 것이었다. 다양한 나라의 경우를 접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좀 더 기초적인 내용이나 한국의 사례를 먼저 보고 싶어 눈을 돌렸더니 이 책, 『돈이 보이는 손가락 회계』가 눈에 들어왔다. 회계 얘기를 하는데 갑자기 손가락은 무엇인가? ‘이미지로 배우는 신개념 회계 학습서’라는 설명이 적혀 있는데 궁금증이 안 생길 수 없었다.
책은 몸의 언어인 손가락과 기업의 언어인 회계를 접목해 처음이면 배우기 어려운 회계를 단계별로 설명한다. 단계는 아래와 같다.
1단계 : 주먹-가위-보 게임
2단계 : 집게손가락과 반지손가락 비교하기
3단계 : 반지손가락에 반지 끼우기
이렇게 목차만 보면 어린 시절 손가락 놀이만 생각나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아 먼저 요약 사진을 올린다.


이미지로 각 손가락의 구조와 성격을 회계와 연결하여 생각하면 어렵게만 느껴지던 회계의 개념을 쉽고 빠르게 익힐 수 있다고 한다. 프롤로그를 읽을 때까지만 해도 긴가민가했지만, 에필로그를 덮을 즈음에는 둥둥 떠다니던 개념들이 제자리로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책이 파트별로 간략하게 나누어져 있고 효과적으로 어려운 회계에 대한 내용을 습득할 수 있도록 쉽게 쓰였다. 짧은 호흡으로 틈틈이 읽기 좋으므로 여기에서는 각 파트의 핵심을 간추려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손가락과 회계의 단계를 비교하면 1단계 주먹-가위-보 게임은 ‘기본 회계지식 이해하기’이며 2단계 집게손가락과 반지손가락 비교하기는 ‘어려운 회계비율 분석하기’, 3단계 반지손가락에 반지 끼우기는 ‘실제 주식투자 활용하기’이다.
1단계 : 주먹-가위-보 게임하기
주먹에서 엄지손가락은 자산, 나머지 4개 손가락은 총자본이다. 엄지손가락과 나머지 4개 손가락이 함께 움직여야 물건을 들고 또 다른 일도 할 수 있으므로 엄지손가락과 나머지 4개 손가락(자산과 총자본)은 함께 움직이며 서로 대등하다.

자산 = 총자본
또한 엄지손가락과 나머지 4개 손가락이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는데, 이는 자본이 자산을 향해 들어오는 형태이다. 총자본이 계속적으로 유입되어야 건강한 기업이다.
가위에서 엄지손가락은 자산, 집게손가락은 부채, 나머지 3개 손가락은 자본이다. 총자본은 미래에 갚을 의무가 있는지에 따라 부채와 자본으로 구분된다. 집게손가락이 밖으로 향하고 있는 것은 부채가 언젠가 기업 외부로 유출되어야 하는 돈이기 때문이다

자산 = 부채 + 자본
보에는 손가락 회계의 핵심이 담겨 있다. 보의 손가락 등식을 ‘재무상태표’라 부르기 때문이다. 최고를 나타내는 엄지손가락은 자산,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집게손가락은 부채, 욕을 먹기도 욕을 하기도 하는 가운뎃손가락은 자본금 등(정확하게는 자본금+자본 잉여금+기타자본, 책에서는 앞과 같이 표현), 결혼을 약속하며 반지를 끼워주는 가장 소중한 반지손가락은 당기이익, 과거의 약속을 떠올리게 하는 새끼손가락은 과거이익이다.

자산 = 부채 + [자본금 등 + 당기이익 + 과거이익]
2단계 : 집게손가락과 반지손가락 비교하기

앞서 말했듯 반지손가락은 당기이익, 집게손가락은 부채를 나타낸다. 기업의 부채와 당기이익이 제일 중요하며 부채는 작을수록, 당기이익은 클수록 좋다. 기업은 이 둘의 비율에 따라 총자산이익률(ROA, 당기이익/자산)과 부채비율(부채/자산)을 구할 수 있다. 총자산이익률은 기업이 돈을 지속해서 벌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수익성지표이고, 부채비율은 기업이 망할 위험이 얼마나 되는지를 판단하는 안정성지표이다. 또한 성장성지표로 부채증가율과 이익증가율이 있다.
3단계 : 반지손가락에 반지 끼우기

반지는 주식가격을 나타낸다. 손가락에 꼭 맞는 반지처럼, 회계를 이용해 당기이익에 꼭 맞는 주식가격을 찾을 수 있다. 반지가 들어가는 반지손가락이 길고 굵다는 것은 기업의 당기이익이 튼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지손가락뼈는 영업현금이익(보통 ‘영업활동현금흐름’ 또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함), 반지손가락살은 영업현금외이익이다. 따라서 손가락뼈가 튼튼한 것이 좋은 기업이 되는 첫걸음이다.
반지손가락에 3가지 마디가 있는 것처럼 손익계산서에는 매출총이익,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의 3가지 이익이 있으며 당기이익의 질은 현금흐름표를 보면 알 수 있다.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를 합쳐 재무제표라고 한다. 주가이익비율은(PER)은 당기이익에 대한 주식시장의 평가지표이며 이를 이용해 고평가&저평가 주식을 찾을 수 있다. 투자수익률(ROI)로 투자가치를 분석할 수 있으며 주가이익성장성비율(PEG)과 주가순자산비율(PBR)로 기업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당기이익의 크기와 질을 이용해 4가지 주식투자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설명 자체도 어렵지 않게 쓰여 있지만 각 파트 뒤에 실제 기업의 사례를 가져와 연습문제로 만들어 내용이 좀 더 와 닿았다. 마지막에 복습용으로 핵심을 추려 만든 연습문제를 보면 문제집이 생각날 정도다. 반복적으로 앞에 배운 개념을 배워 점점 쌓이다 보니 어느새 손가락으로 회계 등식을 만들고 있는 자신이 보였다. 자주 쓰고 안 가지고 다닐 수 없는 손가락으로 설명하니 기억하기 편리하며 손가락에 얽힌 이야기와 기능을 회계에 접목하니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웠다.
특히 3단계의 주식투자의 경우 매번 어려운 분야라고 여기며 넘어가기 일쑤였는데 차근차근 읽으니 기초적인 부분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글을 읽은 여러분도 같이 기초를 탄탄히 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갔으면 좋겠다.
